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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亞최초 사이영상 1위표 획득, 디그롬 만장일치 막았다

LA 다저스 류현진. Getty Images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리언 빅리거 최초로 사이영상 투표에서 득표를 하는 기록을 남겼다. 역대 아시아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최초로 1위표 1장을 얻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14일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류현진은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지만 아시아 투수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게 돌아갔다. 디그롬은 1위표 29장, 2위표 1장을 얻어 만장일치 수상에 1표가 모자랐다. 만장일치를 막은 1표는 류현진에게 돌아갔다. 류현진은 1위표 1장, 2위표 6장, 3위표 8장, 4위표 7장, 5위표 3장을 얻어 72포인트를 얻은 것으로 발표됐지만 약 40분 뒤 득표 집계 오류가 수정됐다. 류현진의 2위표가 10장으로 바뀌면서 88포인트가 됐다. 맥스 셔저는 72포인트를 얻어 류현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셔저는 1위표를 한 장도 받지 못했다.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 최초 사이영상 1위표 획득 선수가 됐다. 아시아 투수 최다득표 기록에는 조금 모자랐다. 다르빗슈 유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2013년 93점으로 아메리칸리그 2위를 차지했고 이와쿠마 하사시(당시 시애틀)는 73점으로 다르빗슈에 이어 3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2019 NL 사이영상 득표 현황. 당초 류현진의 2위표가 6장에서 10장으로 바뀌었다. | BBWAA 홈페이지 캡처

디그롬은 11승8패, 평균자책 2.43을 기록했다. 반면 류현진은 14승5패, 평균자책 2.32로 승패, 평균자책 등 모두에서 디그롬에 앞섰다.

표심이 디그롬으로 기운 이유는 이닝 수와 삼진 능력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디 어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사이영상 예측에서 디그롬의 손을 들었다. 로젠탈은 디그롬의 사이영상 수상 이유에 대해 “두 시즌 동안 2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이제 더 이상 투수에게 ‘승리’는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면서 “디그롬은 200이닝 이상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5명 중 평균자책이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리그 평균자책 1위는 류현진이지만 182.2이닝 소화가 감점 요인이라는 것이다. 류현진이 시즌 후반 4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 9.95로 크게 흔들렸던 점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투수의 역할이 ‘이닝 소화’, ‘효과적인 투구’라고 한다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삼진 255개로 탈삼진 1위에 오른 디그롬이 더 뛰어난 투수라는 설명이다. 승리 숫자 부족은 투수의 책임은 아니다. 디그롬은 득점 지원을 덜 받았고, 메츠 야수들의 수비력도 다저스에 비해 떨어진다. 투수 개인의 능력만을 따지는 FIP에서 디그롬은 2.67로 류현진의 3.10보다 앞선다. 물론 삼진 능력이 이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류현진 역시 ‘효율성’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투표 결과에 아쉬움이 남는다. 류현진이 투구 이닝에서 부족하지만 이는 투수의 결정이라기 보다는 다저스 구단의 결정이다. 류현진 역시 200이닝 이상 투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이 디그롬에 비해 떨어지지만, 투수의 능력이 실점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면, 류현진의 ‘출루 억제 능력’도 충분히 평가 받을만 하다. 류현진의 볼넷 허용률 3.3%는 규정이닝 투수 중 가장 낮다. 삼진을 덜 잡아내면서도 상대의 출루를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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