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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의 또다른 변수, 빡빡해진 일정과 올림픽 예선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서울 GS칼텍스 KIXX배구단의 경기. 1세트 흥국생명 이재영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가 2라운드를 한창 치르는 가운데, 상위권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3팀과 하위권을 탈출하려는 나머지 3팀이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다. 상위권 3팀인 현대건설, GS칼텍스, 흥국생명도 주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매 경기를 어렵게 치러야 한다.

부상선수만큼 여자배구 구단들 앞에 떠오른 변수가 있다. 지난 시즌과 바뀐 리그 일정이다. 경기가 열리는 요일이 지난 시즌과 달라진데다 2020 도쿄 올림픽 예선 및 대비 훈련 소집기간이 있어 일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2018~2019시즌 여자부 경기는 주말 토·일요일과 수요일에 열렸다. 1라운드 때는 화·목요일 주중 경기도 열렸지만 2라운드부터는 공휴일을 빼면 수·토·일요일에만 경기가 열렸다. 수요일에 2경기가 열리긴 했지만, 경기가 열리는 요일이 제한돼있다보니 휴식 텀이 길었다. 지난 시즌 3라운드 기준으로 봤을 때, 모든 팀은 최소 한차례씩은 일주일 이상 텀을 두고 경기를 치렀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12월5일 경기 이후 다음 경기가 11일 뒤인 16일에 배치됐다. 3라운드에 상대적으로 휴식일이 짧았던 팀은 다른 라운드에 긴 휴식일을 받는 식으로 일정이 짜여졌다.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수요일에 열리는 경기가 1경기로 줄어든 대신 화·목요일에도 경기가 열린다. 주중 경기가 2경기에서 3경기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다보니 3라운드에서 일주일 이상 텀을 두고 경기를 치르는 구단은 전무하다. 이틀만 쉬고 경기를 하는 빈도는 지난 시즌과 비슷하지만 일주일 가량의 긴 휴식 빈도는 줄었다.

올림픽 아시아 예선도 빡빡한 일정을 만든 요인이면서, 동시에 또다른 변수다.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엑자시바시)을 주축으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있어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V-리그도 휴식기에 돌입하는데 여자부는 12월19일 3라운드를 끝낸 뒤 내년 1월14일부터 4라운드에 돌입한다. 리그 휴식기는 한달에 이른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쉴 수 있지만, 각 팀의 주축 선수들은 올림픽 예선에 참가할 대표팀에 차출된다. 소집 훈련과 예선 본 경기까지의 강행군에 나선다. 올림픽 예선이라는 당면 과제를 달성하더라도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피로를 안고 남은 시즌을 치러야할 수 밖에 없다. 주축 선수들을 뒷받침할만한 자원이 없다면 경기 때 고전하는 건 마찬가지다.

결국 팀의 조직력을 다지고 다양한 공격루트를 마련한 팀이 장기레이스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레프트 자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센터 한수지, 2m6 장신 외인 메레타 러츠를 영입해 높이를 강화한 GS칼텍스와 양효진 외에 황민경, 고예림, 정지윤 등의 공격력이 좋아진 현대건설이 이미 빡빡한 일정 속에서 리그 선두권에 올라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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