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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설리·구하라 그 다음은…연예인 SNS 무분별 기사화에 비판 여론 ‘부글부글’

설리(왼쪽)과 구하라 모두 SNS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기사화됐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설리에 이어 구하라마저 스러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기사화하는 행태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구하라가 24일 오후 6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자정적 비판이 일었다. 가장 먼저 지목된 이들은 언론이었다. SNS에 노출된 연예인의 사생활을 기사화해 공론화하는 방식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다.

고 설리와 구하라 역시 언론의 사생활 보도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였다. 고 설리의 사망 직전까지 따라다녔던 ‘노브라’ 지적이 대표적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설리의 노브라 사진은 끊임없이 기사화됐다. 이러한 기사들은 포털사이트 연예판 메인에 노출됐고 일부 누리꾼들은 인신공격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악플’들을 남겼다.

구하라의 ‘성형 논란’과 ‘롤랑 타바코 인증 논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재생산됐다. 사실상 언론이 악플을 유도하고 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경향신문이 지난달 15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분석 사이트 빅카인즈로 고 설리가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1년간 보도된 설리 관련 기사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악플’(2264회)이었다. ‘인스타그램’(841회), ‘진리상점’(765회), ‘SNS’(557회), ‘노브라’(538회)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기사에서 가중치가 가장 높은 키워드로는 ‘인스타그램’(284회), ‘악플’(196회), ‘SNS’(165회)순이었다.

분석을 종합하자면 언론이 설리의 SNS, 인스타그램으로 얼마나 손쉽게 기사를 생산하고, 악플을 유도해왔는지 알 수 있다.

결국 구하라마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언론과 악플러에 대한 자정적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결국 정치권의 목소리도 나왔다. 녹색당은 25일 논평을 내고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을 조회수 장사를 위해 선정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기자와 언론사 모두가 여성혐오의 가해자들이고 비극의 공범”이라며 “기사 댓글을 방치해 최소한의 책임조차 방기하고 있는 네이버의 악랄한 정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언론과 누리꾼들은 다른 타깃을 찾고 있다.

26일 오후 8시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예면 내 가장 많이 본 기사는 ‘이혼 소송 그 이후…구혜선, 안재현 공식석상 앞두고 여신 미모 과시’라는 제목의 셀카 사진 기사다. 제목부터 이혼 소송, 안재현, 셀카 미모 등을 혼합해 누리꾼들의 악의적인 반응을 유도했다.

해당 기사에 결국 누리꾼들도 뿔이 났다. ‘살 좀 붙어 보이는 사진 갖다 놓고 먹잇감 던지듯이 저딴 제목으로 농락하느냐. 이제는 구혜선이냐’ ‘이런 자극적인 기사 쓰지 말아달라. 궁금하면 우리가 들어가서 보겠다’ ‘기자는 무슨 댓글들이 달릴지 알고 쓰는 것이냐. 악플을 유도하고 판 깔아주는 너희가 제일 나쁘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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