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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아이돌’ 신예 온리원오브, 그들은 다 계획이 있다 [인터뷰]

지난 10월 두 번째 미니앨범 ‘라인 선 굿니스(line sun goodness)’를 발매해 활동 중인 그룹 온리원오브(Only One Of). 사진 에잇디 크리에이티브, RSVP

K팝이 세계 음악계에서 ‘하위장르’의 설움을 벗어나 당당하게 주역으로 선 데는 가수의 꿈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한 가수 당사자들의 노력과 이들의 노력을 하나의 콘텐츠로 엮어 세상에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노력이 있었다. 과거 아이돌의 퀄리티를 논하자면 주로 대형기획사의 작품들이 자주 거론됐지만 최근은 그렇지도 않다. ‘언더독의 반란’을 제대로 보여준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보듯 우리나라의 중소 기획사들도 어떻게 콘셉트를 짜고 팀을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 충분히 세계가 알아주는 시대가 왔다.

그룹 ‘온리원오브(Only One Of)’ 역시 작지만 단단한 ‘강소 아이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며 데뷔했다. 지난 5월 데뷔 앨범인 ‘닷 포인트 점프(dot point jump)’를 낸 후 지난 달 두 번째 앨범인 ‘라인 선 굿니스(line sun goodness)’를 냈다. 제목만 봐서도 감이 오겠지만 데뷔 앨범의 시리즈는 ‘닷(점)’ ‘라인(선)’ 나중에는 ‘면’으로 이어지는 세계관의 확장을 담고 있다. ‘단 하나의 존재’가 되겠다는 온리원오브. 공들인 영상과 안무 그리고 셀프 프로듀싱, 촘촘한 세계관까지, 그들은 다 계획이 있었다.

“이번 컴백이 첫 컴백이었는데 확실히 노력을 많이 했기에 욕심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음악방송 무대를 하면 카메라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여유있게 카메라의 동선도 예상할 수 있게 됐죠.”(나인)

“데뷔 활동은 방송 위주로 했었어요. 이번에는 활동기에 1주일을 빼서 말레이시아에서 데뷔 첫 해외 공연도 열었어요. 정말 많은 팬분들을 뵈었고, 저희가 받는 사랑을 체감할 수 있었어요.”(러브)

지난 10월 두 번째 미니앨범 ‘라인 선 굿니스(line sun goodness)’를 발매해 활동 중인 그룹 온리원오브(Only One Of)의 멤버 규빈(왼쪽부터), 나인, 리에. 사진 에잇디 크리에이티브, RSVP

리더 러브를 비롯해 규빈, 나인, 준지, 밀, 리에, 유정으로 구성된 온리원오브는 지난달 컴백한 이후 지난 19일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쿠알라룸푸르와 조호바루를 넘나들며 다섯 번의 쇼케이스를 열었다. 처음에는 세 시간 정도였던 쇼케이스가 팬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이후 마지막 날은 다섯 시간으로 늘어났다. 물론 순수한 공연에다 팬들과의 이벤트 시간 그리고 쇼케이스가 끝난 후 있었던 ‘하이터치’ ‘악수’ ‘싸인’ 관련 행사를 포함한 시간이다.

“말레이시아는 처음이었어요. 사실 저희 멤버 중에서 여권이 없었던 멤버도 있었거든요. 정말 순수하게 많은 분들이 공항부터 저희를 따라와주시고 노래도 목청껏 불러주시는 모습에 힘이 났어요. 더욱 열심히 해서 많은 지역이 팬분들을 만나고 싶어요.”(리에)

온리원오브는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연예기획사 에잇디 크리에이티브의 음악전문 레이블 RSVP에서 제작했다. 아직 국내의 음악팬들에게는 생경한 회사다. 하지만 이들은 평균 3년에 이르는 연습생 기간으로 자신들을 다진 다음 팀의 이름부터 콘셉트, 음악적 접근까지 치밀한 준비를 했다. 데뷔앨범 ‘닷 포인트 점프’에서는 신인으로서 이례적으로 ‘타임 리프(Time Leap)’와 ‘사바나(Savanna)’ 등 두 곡의 뮤직 비디오를 제작했고, 리더 러브를 비롯해 규빈, 나인 등 세 명의 멤버가 주도해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있다. 이들의 계획은 꽤 촘촘해 첫 앨범이 곡 설정을 확장한 노래들을 이번 앨범에도 실었다. 첫 앨범의 ‘타임 리프’가 이번 앨범 ‘타임 머신(Time Machine)’이 됐고, 전작의 ‘사바나’ 초원이 이번 앨범 ‘데저트(Desert)’ 즉 사막이 되는 식이다.

“저희가 만드는 점과 선, 면 시리즈가 각각의 확장을 말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희의 세계관도 따라서 확장하고 있어요. 수록곡의 내용도 그렇지만 뮤직 비디오를 잘 봐주시면 지금까지의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들이 있어요. 저희도 궁리 중이지만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규빈)

지난 10월 두 번째 미니앨범 ‘라인 선 굿니스(line sun goodness)’를 발매해 활동 중인 그룹 온리원오브(Only One Of)의 멤버 러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밀, 유정, 준지. 사진 에잇디 크리에이티브, RSVP

이들은 데뷔와 동시에 지난 19일까지 엠넷에서 방송된 ‘온리원오브 연애잠금해제’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은 모두 거쳐야 한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경험했다. 보통 일상을 보여주거나 소소한 과제를 해결하는 다른 그룹의 리얼리티와는 달리 온리원오브는 소속사 대표의 재가를 거쳐 “진짜 마음에 들면 연애를 해도 된다”는 전제 하에 프로그램을 찍었다. 멤버들은 이를 통해 아마 그들의 팬 8할이 될 10대에서 20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아직 올해가 한두 달 남았지만 하고 싶은 게 많아요. 특히 첫 크리스마스를 팬 분들과 뜻깊게 보내고 싶은데요. 고척스카이돔을 빌려서 파티를 하거나, 아니면 놀이동산에서 팬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는 상상도 해봐요. 남은 활동 건강하게 했으면 합니다.”(유정)

직접 만난 온리원오브는 7인7색의 매력도 다 달랐다. 리더 러브는 온갖 팀의 멘트를 도맡으면서 멤버들을 전반적으로 살뜰히 챙기는 최대연차 연습생 출신의 멤버고, 맏형 규빈은 실제 개그맨 지원 경력도 있지만 어린시절 개그감을 다 써버린 ‘재미없지만 음악 잘하는 형’으로 통한다. 긴 머리가 인상적인 준지는 평소엔 과묵하지만 무대에서는 엑소 카이도 반하게 할 만한 힘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유정은 어린시절부터 댄스스포츠로 단련된 ‘예쁜 춤선’이 장기다. 작곡 멤버 나인은 김해 사나이답게 에너지와 파이팅이 넘치고, 래퍼 밀은 pH-1을 좋아하는 빠른 성장이 돋보이는 힙합멤버다. 연습생이 되기 전엔 춤을 잘 몰랐던 리에는 팀의 안무를 도맡는 ‘남자 배윤정’ 같은 멤버다.

“저희의 꿈은 음원에서는 ‘차트 인(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00위권)’이고, 나아가서는 빌보드 진입이었어요. 그런데 활동을 해보니 정말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저희를 많이 알리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정했어요. 음악을 들을 때는 딱 ‘온리원오브’가 떠오르고, 나아가서는 다른 선배 그룹들처럼 선한 영향력을 드리고 싶어요.”(리에)

K팝씬의 저변은 분명 넓어졌다. 그래서 대형기획사의 신인들처럼 태어나자마자 스타도 있겠지만 스스로 스타로서의 길을 일구는 일들도 많아졌다. 온리원오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당장 1년 후, 3년 후, 5년 후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들은 다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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