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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류 1세대’ 제작자 신현빈 “트로트, 글로벌로 확장시킬 때”

신현빈 대표. 사진 본인 제공

“쏟아지는 실력파 트로트 가수들, 해외로 진출시켜야 합니다.”

음반 제작자이자 매니지먼트 대표 신현빈이 최근 일어난 ‘트로트 붐업’을 ‘새로운 한류’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90년대 가요 부흥기를 이끈 인물, 가수 이승철, 이덕진, 이현우, 리아, UP, 사준, 그룹 좌회전, 쥬얼리, 김동환, 박광현 등을 발굴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가요계 최초 글로벌 아이돌 그룹 Y2K와 써클을 만들어 히트시키기도 했다. 아이돌 엠파이어와 EXID도 그의 손을 거쳤다. 현재는 설운도, 임하룡, 김혜연, 조혜련, 문희옥을 비롯 차세대 트로트 가수 조정민, 이태희가 소속된 루체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35년간 다양한 장르의 가수를 제작해온 신현빈 대표는 2012년도부터 트로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의 ‘트로트 붐업’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었다.

“‘미스트롯’, ‘보이스퀸’ 등을 비롯해, 실력있는 트로트 가수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설 무대는 한정돼있죠. 그들에게 국내 시장은 턱없이 작아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한국 전통 가요인 트로트의 맛을 알려야 해요. 승산은 있어요. 소속가수 조정민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남미팬들이 해마다 옵니다. 얼마 전 설운도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동유럽 공연을 갔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 그곳에 거주 중인 우리 교포들인 고려인들이 트로트를 얼마나 그리워하는 지 몰라요. K-트로트는 글로벌 장르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요.”

신 대표는 K트로트를 위해서는 필수조건이 있다고 말한다. 대중들의 높아지는 관심에 맞춘 고품격 음향과 무대 연출이다. 그는 트로트 붐업에도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실무진들은 트로트를 여전히 하급 장르로 취급하다고 아쉬워 했다.

“제가 방송매니저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의 충격적인 첫 데뷔 무대였던 ‘특종TV연예’ 출연을 성사시켰어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키우며 방송가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지만 일단 ‘트로트 매니저’라고 하면 가요 PD들이 굉장히 하대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어요. 방송가 뿐이 아니죠. 트로트 무대는 좋은 무대, 조명, 음향을 바랄 수도 없어요. 공연 섭외를 받고 가보면 맨바닥이 아니면 다행이었죠.”

노래를 알릴 무대가 없는 트로트 장르는 입소문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신곡이 나오면 지방순회 공연부터 노래교실까지 발품을 팔아 리스너를 찾아다니는 장르다. 신대표가 키운 첫 트로트 가수 조정민은 기존 시스템과는 다른 방향으로 데뷔했다. tvN ‘SNL’ MBC ‘라디오스타’ JTBC ‘아는 형님’ KBS ‘불후의 명곡’까지 메이저 프로그램에 먼저 출연시켰다. 이 역시 답은 아니었다.

“트로트 차별화를 꿈꾸고 싶었어요. 신인 때부터 메이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켰죠. 그런데 조정민이라는 가수는 알지만 정작 노래를 모르더라구요. 자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매체가 없으니까요. 한계가 있더라구요.”

조정민은 오는 25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디너쇼를 연다. 소속가수에게 늘 최고의 무대에 세우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한 공연이다.

“방송사에서 제대로된 트로트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나훈아 선생님이 방송을 안 하는 거예요. 무대다운 무대, 공영방송 KBS는 더좋은 무대와 음향·조명 등 아이돌의 음악 프로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수준의 무대를 트로트 가수들에게도 제공해줘야 합니다. 물론 트로트 프로그램도 더 생겨나야 하고요. 그래야 중·장년층만이 아니라 젊은 층도 트로트를 좋아하고 즐길거예요. 그것의 좋은 예가 TV조선 ‘미스트롯’ 입니다. 좋은 무대와 화려한 조명, 질좋은 음향 등 앞으로 KBS가 이런 부분에 국민들이 낸 시청료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현빈 대표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그는 트로트 가수가 지역 행사나 나이트클럽 밤 무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도 저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현빈 대표(사진 오른쪽)와 일본 최고의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는 나카무라 타이즈씨(왼족). 나카무라 타이즈는 계은숙의 일본 활동을 돕기도 했다. 신 대표는 나카무라 타이즈와 손 잡고 소속 가수들의 일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트로트도 K팝처럼 음원장사가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확장해 수익창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거 Y2K가 일본에서 히트하고 나니 굿즈를 비롯 300개 관련 품목 매출이 올라가더라구요. 앞으로 트로트도 스타 마케팅으로 방향성을 잡아야 인기가 지속되고 또 확장될 거라 생각해요. 우리 소속 가수들을 통해서 우리 트로트의 미래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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