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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가 대세…FA 전준우의 1루수 겸직, 김현수가 롤모델

롯데 전준우.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급격히 얼어버린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 전준우(33)의 행보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전준우는 원소속팀인 롯데와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금액적인 부분에서 구제적으로 오간 내용은 없었으나 롯데가 제안한 부분은 있었다. ‘1루수 수비가 가능하겠느냐’는 여부를 물어본 것이다.

현재 롯데는 1루수 붙박이 자원이 이대호 한 명 뿐이다. 올시즌까지 1루 백업이었던 채태인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로 떠났다. 시즌 후반 1루수를 맡았던 한동희도 어려움을 겪었다.

LG 김현수.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전준우는 2008년 프로 데뷔 후 주로 외야수비를 했다. 대학 시절까지 내야수를 했으나 당시 주 포지션은 3루수였다. 2011년 양승호 전 감독 제체에서 3루 수비를 잠시 했지만 그 외에는 거의 대부분 외야수로 프로 생활을 보냈다. 1루수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1루수 겸업은 전준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전준우가 FA 시장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수비다. 전준우의 올 시즌 실책은 4개로 주전 좌익수들 중에서 가장 많았다. 올 해 외야수들 중 가장 많은 141경기를 소화했기에 실책수도 그에 비례했을 수 있으나 FA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그의 수비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1루수는 내야 수비 중에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포지션이다. 또한 LG 김현수의 사례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다.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115억원이라는 거액에 계약했고 개막 후 팀 사정으로 1루수 겸직을 했다. 그 해 타율 1위(0.362)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1루 겸직을 하는게 전준우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전준우는 타격 능력과 체력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공인구 반발 계수의 변화로 투고타저의 양상을 띤 올해 KBO리그에서 22개의 홈런(리그 6위)을 쳤고 타율 0.301을 기록했다. 2010년 114경기를 뛰며 데뷔 처음으로 세자릿수 출장을 기록했던 전준우는 2016년(26경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거의 풀타임을 소화해왔다. 특히 2018시즌에는 144경기를 모두 뛰었고 올해도 141경기나 나섰다.

전준우 역시 수용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민 중이다. 그는 “외야수로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구단이 내 가치를 인정해줘야 경기에 나설 수 있지 않겠나. 올해도 좌익수 수비를 주로 했지만 중견수 수비도 소화하곤 했다. 포지션을 가려가면서 경기에 나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어 “올 겨울에 수비 스타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변신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계약 후에 팀에서 나에게 원하는 사항이 있다면 기대에 부응하려 최대한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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