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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가 가른 PK의 운명…부산, 5년 만에 승격

8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승강플에이오프 2차전에서 경남FC를 2-0으로 물리치고 대망의 K리그1에 진출한 부산 선수들이 조덕제 감독을 헹가래 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페널티킥(PK)이 PK(부산·경남)의 운명을 갈랐다.

조덕제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는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호물로의 PK 선제골과 노보트니의 추가골을 묶어 경남FC를 2-0으로 눌렀다. 두 차례 대결에서 1승1무를 기록한 부산은 2015년 강등 이후 5년 만에 1부리그 복귀의 기쁨을 누렸다.

부산으로선 4전5기로 거둔 결실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부산은 2016년에는 K리그2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2017년부터는 3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해 마침내 1부 복귀의 꿈을 이뤘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1년간 열심히 응원해주신 부산 팬들에게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반면 지난해 K리그1 준우승팀 경남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에도 2014년에 이어 2번째이자 3년 만의 강등이라는 눈물을 맛봤다.

부산과 경남 모두 1부리그로 가는 단판 승부에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원정팀인 부산이 화끈한 공격으로 경남의 수비를 두드렸지만 좀체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양 팀의 팽팽한 균형이 깨진 것은 후반전이었다. 부산 이동준이 후반 12분 후방에서 연결된 패스를 과감한 침투에 이른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전반 막바지 교체 투입된 부산의 디에고가 승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디에고는 후반 27분 단독 드리블 돌파로 경남 진영을 파고든 뒤 팀 동료 호물로와의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크로스를 올렸는데, 그 지점이 바로 승부의 기로가 됐다. 디에고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과정에서 경남 수비수 이재명의 팔에 걸리면서 PK가 선언됐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판정이어서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까지 거쳤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호물로가 후반 32분 페널티킥에서 경남 골키퍼의 움직임과는 정반대로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으면서 부산은 승기를 잡았다.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던 부산은 종료 직전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디에고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디에고가 측면을 내달리면서 올린 크로스를 노보트니가 방향만 바꾸는 헤딩슛으로 경남의 골문을 갈랐다. 노보트니가 유니폼을 벗어 던지며 관중석으로 달려가자 부산 팬들은 “최강 부산”을 외치며 승격의 기쁨을 나눴다. 경남 관중석에선 강등에 분노한 일부 팬이 그라운드로 뛰어 내리며 2019년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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