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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 두 토끼 약속한 벤투 “우승도 실험도 모두 욕심”

9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0)이 두 토끼 사냥을 예고했다. 동아시아 무대에서 첫 우승컵을 노리면서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실험장을 만든다는 게 그의 출사표다.

벤투 감독은 9일 부산 롯데 호텔에서 진행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든 대회에서 목표는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라며 “좋은 결과를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의 기량을 시험하고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1일 홍콩(138위)과 첫 경기를 치른 뒤 중국(15일·75위)과 일본(18일·28위)을 순서대로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하면 동아시안컵 우승 경쟁은 한국과 일본의 2파전이 예상된다. 한국으로선 2년 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4-1로 대파했던 기분 좋은 추억을 되풀이해야 한다. 최근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 보복으로 어느 때보다 한·일전의 중요성이 치솟았기에 더욱 절실한 목표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최대한 잘 준비해 승리하겠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으나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만날 때마다 큰 압박을 받는 한국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벤투 감독이 고집하고 있는 빌드업 중심의 축구 철학을 입증하는 것도 숙제다. 첫 국제대회였던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에 그쳤던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선 북한과 레바논 원정에서 연달아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벤투 감독 스스로 “우리 대표팀에 가장 적합한 축구”라고 강조하는 빌드업 축구가 최소한 동아시아 무대에선 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동아시안컵이 FIFA 캘린더에 포함되지 않은 대회라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을 뿐만 아니라 유력한 대안인 김신욱(상하이 선화)도 부상으로 제외된 것이 가장 큰 변수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국내파를 중심으로 선수들에게 빌드업 축구를 이식해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각오다. 벤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과 오랜만에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좋은 기회”라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8~9명의 선수는 오늘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콩과의 첫 경기부터 조직력의 발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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