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구관 외인’과 늘 함께였던 두산, 2020년의 선택은?

KT에서 뛰었던 알칸타라. 이석우 기자

1998년 프로야구에 외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두산은 외인 선수 한 자리만큼은 걱정하지 않았다. 팀당 보유가능한 외인 선수가 2명이든 3명이든, 한 자리는 한국 적응을 마친 경험자들로 채워왔다.

외인 도입 첫 해 한 시즌 홈런 신기록(당시 42개)을 새로 세운 타이론 우즈는 2002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주, 심정수와 이룬 ‘우동수 트리오’는 베어스 뚝심 야구의 상징과도 같았다. 우즈가 일본으로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산에는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이라는 장수 원투펀치가 등장했다. 2005년 도중 리오스가 KIA에서 트레이드돼 결성된 듀오는 리오스가 2007시즌 후 일본 진출하기까지 유지됐다. 랜들은 2009시즌 개막 전 지하철역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두산 선수로 더 오래 남았을 것이다.

2010년대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등장했다. 2010년 월드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어 한국 데뷔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니퍼트는 2011년 15승(6패)을 거둔 이래 2017년까지 두산에서만 94승을 거두는 등 ‘외인 에이스’ 이상의 존재가 됐다. 두산이 37세에 접어든 니퍼트와의 계약을 포기한 2018년에는 조쉬 린드블럼이 등장했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평균자책 1위와 골든글러브, 올해 20승 및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두산은 이렇게 외인 선수 한 자리는 검증된 선수로 채웠다. 린드블럼은 두산에서 뛴 시즌이 2년에 불과하지만 이미 롯데에서 3시즌 동안 에이스 역할을 했다. 두산이 외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래 재계약 선수 및 한국 경험이 있는 선수와 계약하지 않은 건 2011년 한번 뿐이다. 리오스, 린드블럼 외에도 개리 레스, 마크 키퍼 등이 국내 다른 구단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이 이런 기조를 2020시즌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두산은 지난 8일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투수 크리스 프렉센을 영입했고, 다른 두 자리를 놓고 고심중이다. 두산은 올해 외인 세 명의 고른 활약으로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원투펀치인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오랜만에 두산에서 제 몫을 다한 타자인 호세 페르난데스와도 재계약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4번타자 김재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보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데려와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올해 KT에서 뛰었던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두산의 영입 후보군에 올라있는게 눈에 띈다. 알칸타라는 올해 처음 KBO리그 문턱을 넘었지만 평균자책 4.01에 11승(11패)을 기록하며 KT의 5강 싸움을 돕는 등 리그 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기복이 심했던 점, 잠실에서의 성적이 4경기 1승3패, 평균자책 6.04로 좋지 않았던 점은 계약을 고민케 하는 요소다. 두산이 페르난데스, 알칸타라 등 어느정도 검증이 끝난 외인 선수를 선택할지, 혹은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외인을 향해 눈을 돌릴지 지켜볼만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