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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윤지혜의 ‘호흡’ 촬영 환경 작심 비판→엇갈린 의견 ‘분분’

윤지혜가 불합리한 촬영 현장을 비판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의견도 엇갈렸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배우 윤지혜(40)가 영화 촬영 현장을 비판해 후폭풍이 일고 있다.

윤지혜는 15일 자신이 출연한 영화 ‘호흡’의 열악한 촬영 환경을 작심하고 폭로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비정상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바보 같은 선택을 했는지 끊임없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는 한국 영화 아카데미, KAFA라는 교육 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 작품 형식이고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며 “‘나만 잘하면 문제 없을거야’란 생각은 경솔했던 후회가 됐다”고 적었다.

그는 촬영 중 겪었던 여러 불합리한 대우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촬영 내내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고 △촬영 장소가 제대로 섭외하지 않아 ‘학생 영화’라는 핑계와 함께 도둑 촬영을 감행했으며 △촬영 현장 또한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하고 무모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썼다.

윤지혜는 이날 다시 인스타그램에 “돈을 떠나 이 작품에 참여했고 100만원이라는 형식적인 금액만을 받았다”며 “그 돈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나는 발언을 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과중된 스트레스로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윤지혜의 폭로에 온라인도 들썩였다. 그간 꾸준히 영화계 노동 현장이 저임금·장시간 노동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고 표준근로계약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누리꾼은 윤지혜의 폭로에 응원을 보냈다. 특히 영화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윤지혜의 급작스러운 폭로였기에 자신의 영화계 관계자라고 밝힌 이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siw**)은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현실은 10억원 이하 저예산 영화는 지금의 시스템에선 절대로 만들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ria**)은 “영화판에선 아직도 감독이라는 위치에 말도 안 되는 갑질이 당연시되고 있다”며 “입봉하기 위해 고생했던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받기 위해 온갖 횡포를 부리는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윤지혜가 출연하고 직접 촬영 현장을 비판한 영화 ‘호흡’

윤지혜의 의견에 동조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는 선택은 본인의 의지였으며 현장의 최고참으로서 윤지혜가 감독 자질만을 질책하는 것인지, 영화계에 만연한 불합리한 노동 문제를 지적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bes**)은 “애초에 졸업 영화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 아닌가. 오로지 본인 말만 주구장창 언론 플레이하는 것 같다”며 “당신의 감정과 당신의 자존심만 소중하고 나머지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고 뛰어다닌 어린 학생 스태프들과 조연들의 희망마저 꺾은 격이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sw**)은 “제작비 7000만원짜리 영화에 얼마나 엄청난 것을 바라시느냐, 촬영장 개선이나 영화계 발전을 바란다면 스태프들을 적으로 물아세워서 비난하는 모습은 자중해야 한다”고 했다.

윤지혜의 주장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영화사 측은 “사실 관계를 파악해 내일쯤(16일)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호흡’을 연출한 권만기 감독은 단편 ‘초능력자’로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상을 비롯해 브뤼셀단편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호흡’은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KTH상 2관왕을 시작으로 마카오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시카고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후보 등에 올랐다.

윤지혜는 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왔다. 특히 2014년 개봉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마향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 인지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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