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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실속없는 점유율 축구…벤투호, 만리장성 간신히 넘었다

15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중국의 경기.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은 대한민국 김민재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전사가 간신히 만리장성을 넘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50)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에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2전 전승을 내달린 한국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역시 2승을 기록한 일본과 3회 연속 동아시안컵 우승을 놓고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승리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인 한국은 중국(75위)과의 상대 전적에서 20승13무2패를 기록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공한증(恐韓症·중국 축구가 한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되살리기에는 부족했다.

벤투 감독 특유의 빌드업 축구로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한 게 문제였다. 선봉장으로 투입된 이정협(부산)이 전방에서 공간을 만들었지만 그곳에 뛰어든 2선 공격수들의 슈팅이 번번이 막혔다. 전반 12분 황인범(밴쿠버)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때린데 이어 이영재(강원)와 나상호(도쿄)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고전을 자초했다.

FIFA 일정과 무관한 대회라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등 해외파 대부분이 합류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지만, 상대인 중국 역시 사실상 2군으로 나선 터라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컸다. 리티에 감독대행 체제로 참가한 중국은 엘케손 등 귀화 선수들은 물론, 장린펑과 하오쥔민 등 주전 멤버들이 대거 빠졌다.

벤투 감독이 그나마 한숨을 돌린 것은 중국전에서 승리의 보증수표라는 세트피스가 통했다는 점이다. 수비수인 김민재가 전반 13분 팀 동료 주세종(서울)이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방향만 바꾸면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11일 최약체인 홍콩과의 첫 경기에서 황인범(밴쿠버)과 나상호(도쿄)가 각각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을 맛본 것에 이어 대표팀은 2경기 연속 세트피스로 득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세트피스를 제외한 필드골이 없는 것과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뚫린 수비는 고민으로 남게 됐다.

같은 장소에서 앞서 열린 여자축구 2차전에서는 한국이 강채림(현대제철)의 멀티골과 정설빈(현대제철)의 쐐기골을 묶어 대만을 3-0으로 꺾고 콜린 벨 신임 감독(58)에게 데뷔승을 안겼다. 1승1무로 2위로 올라선 한국은 17일 구덕운동장으로 무대를 옮겨 선두 일본(2승)과 2005년 이후 첫 우승을 다투는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동아시안컵으로 한정한 일본과 상대 전적에서 2승1무3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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