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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나성범 “ML가고 싶지만 지금은 건강과 팀이 먼저”

NC 나성범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 | 김하진 기자

올 겨울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면서 KBO리그 선수들의 미국 진출이 큰 관심을 모았다. 2020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선수들을 향한 기대감이 커졌다. NC 나성범(31)도 그 중 한 명이다.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향한 꿈을 꾼 건 2012년 프로 데뷔 후 1~2년차가 되던 때였다. 프로에서 타자로 전향 후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인 나성범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추신수와 닮았다’는 말이었다.

지난 7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나성범은 “솔직히 추신수 선배가 미국에 있는지도 몰랐다. 메이저리그에 관심 없어서 박찬호 선배만 알고 있었다”며 ‘깜짝’ 발언을 했다.

그제서야 추신수의 이름을 검색해봤다. 그는 “비슷한 게 많더라. 같은 외야수이고 왼손잡이라는게 공통점이 있었다. 7년 동안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서 좀 더 영상을 유심히 보게 됐는데 보다보니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부터 나성범은 추신수의 영상을 찾아보는게 일상이 됐다. 그는 “한국 선수가 저렇게 미국이라는 큰 무대에서 잘 하는구나. 나도 잘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마음 속으로 품고만 있던 꿈이 현실에 가까워진 건 2018년부터였다. NC에서 통역을 하던 직원이 ‘슈퍼 에이전트’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한국인 담당과 연결을 해줬다.

나성범은 “나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 분이 몇년 전부터 우리 스프링캠프지에 보러왔다고 하시더라. 마침 그 때 한국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고민하던 찰나에 스프링캠프 때 기회가 되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몇달 지나서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한 것 자체가 미국 도전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나성범은 “에이전트 계약은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보라스는 많은 선수도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대형 선수들 계약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나도 들어가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나성범. NC 다이노스 제공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3일 창원 KIA전에서 3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다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고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원판 성형 수술을 받았다. 지난 9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해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에서 재활 훈련을 했고 한국에서도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나성범은 “지금 상태는 80~90%까지 올라왔다”며 “100% 되려면 시합할 수 있는 정도까지 돼야 한다. 타격, 수비는 물론 베이스 러닝도 아직 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순발력 훈련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체중도 감량했다. 부상 후 112㎏까지 체중이 늘어났다던 나성범은 “7㎏ 정도 뺐다. 좀 더 빼려고 하고 있다”며 “몸이 무겁다보면 무릎에 과부하가 와서 안 좋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하셨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 했다.

수비에서 좀 더 날렵한 모습을 보이려는 목표도 있다. 나성범은 “내가 수비하는 모습을 보면 뒤뚱거리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 모습을 없애고 싶었다”고 했다.

체중 감량이 타격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그는 “미국에서 트레이너 분들에게 이야기했는데 ‘너는 강하다. 충분히 근육이 있기 때문에 더 순발력이 좋아지고 파워도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해주셨다”며 “현재 티배팅을 해보니 잘 맞고 몸이 가벼워져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어서 시즌을 제대로 치러야 꿈을 향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나성범은 “일단은 다치기 전의 제 모습을 찾은 뒤 (미국 진출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뛸 수 있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몸 상태가 완벽해지면 모든 부분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는 “뭐든 다 보완할 것이다. 매년 스프랭캠프 가기 전에 항상 모든 부분을 점검하고 준비를 한다. 어떤 부분을 중심적으로 하기 보다는 여러가지 부분을 강화 시키면서 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는 무릎 상태에 포커스를 맞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시즌 성적이 좋아서 떠나게 된다면 큰 각오를 하고 갈 참이다. 그는 “류현진, 김광현 등을 야구인 후배로서 봤을 때 야구를 큰 무대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멋있더라. 도전 자체가 멋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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