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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 이어 박지수도 SNS에 격정 토로

KB 박지수가 20일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BNK전에서 승리한 뒤 상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WKBL 제공

외국인 선수에 이어 이젠 국가대표 기둥 여자 선수에게까지. 일부 농구 팬들의 무분별한 비난에 선수들이 멍들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의 기둥 박지수(22·KB)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부 팬의 도를 넘은 표정 지적에 울분을 토했다.

박지수는 지난 2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BNK와의 원정경기에서 15점·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의 62-45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표정 관리를 하려 노력했고 참고 참았다”면서 “그러다 너무하다고 느낀 게 있었는데 파울을 불러주시지 않아 속상했다”고 판정에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이어 SNS에 농구 포기까지 언급할 정도의 마음고생을 고백했다.

박지수는 SNS에 “어렸을 적부터 표정 이야기를 많이 들어 반성하고 고치려 노력 중이다. 일부러 무표정으로 뛰고 조금 억울해도 항의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표정이 왜 저러냐’ ‘무슨 일 있냐’ ‘싸가지가 없다’ 등 매번 그렇게 말씀하시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으셨나요. 아니면 일부러 들으라고 하시는 건가요”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제가 물어보고 싶네요. 이렇게 몸싸움이 심한 리그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뛸 수 있을까요?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 쏘는 사람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박지수 인스타그램.

박지수는 “(이 문제로)스트레스를 받았고 시즌 초 우울증 초기까지 갔다. 정말 너무 힘들다.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아 진짜 그만하고 싶어서다”라며 “그냥 농구가 좋아서 하는 거고,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이제 그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것 같아서요”라고 끝맺었다.

박지수의 이같은 SNS 심경 토로는 최근 남자 농구 외국인 선수들이 인종 차별 고충을 밝힌 데 이어 곧바로 불거진 것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 박지수는 골밑에서 외국인 선수를 맡으며 궂은일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농구 10년 이상을 이끌 대들보로 꼽히며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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