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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악플·우울증으로 떠난 유니·전태수…지금도 계속되는 연예계 네거티브

고 유니(왼쪽)과 고 전태수가 21일을 각각 13주기와 2주기를 맞았다. 이들 모두 우울증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이에 대한 경감심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평소 우울증을 겪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두 스타의 기일이 겹쳤다.

고 유니는 2007년 1월 21일 인천광역시 서구 마전동 자택에서 향년 26세의 나이로 숨진 채 발견됐다. 고 전태수는 2018년 1월 21일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기일이 같은 이들의 공통점은 사망 직전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는 점이다. 각각 13주기와 2주기를 맞았다.

고 유니는 활동 당시에도 ‘악플’(악성 댓글)에 대한 고통을 수차례 호소해왔다. 유족들은 그가 평소에도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전했다. 사망 직후 고인의 모친은 고 유니가 연예계 생활을 하며 혼자 상처를 많이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모친은 과거 고 유니와 함께 생활 관찰형 예능에 출연하며 악플에 시달리는 딸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악플을 중단해달라는 호소도 했다.

고 유니는 당시 일본에 데뷔 앨범을 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발표한 때였기에 팬들의 충격은 배가 됐다. 3집 앨범 ‘솔로 판타지’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다. 사망 당일에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고 함께 살던 유족이 숨진 고인을 발견했다.

고 유니의 죽음은 수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한달이 채 되지 않아 고 정다빈의 죽음 소식이 알려져 연예계가 비보에 휩싸였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슬픔이 또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충격이 전해지기도 했다. 고 유니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2007년 2월 고 정다빈도 생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유사한 방식으로의 죽음이 잇따르는 현상)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돌았다. 정다빈의 사망 동기는 인기 하락에 대한 압박감과 성형 의혹으로 인한 악플로 좁혀졌다.

고 전태수도 생전 우울증을 앓아왔다. 고 전태수의 죽음에 대해 당시 소속사 해와달 엔터테인먼트는 입장을 내고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호전돼 최근까지도 연기자로서의 복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데뷔한 고인은 2010년 KBS2 인기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악역 유생 하인수로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연기자로서 주가가 오르는 시기를 맞았지만 2011년 음주폭행 논란으로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대중의 비판에도 직면해야 했다. 고인이 겪었던 상심 역시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망 소식을 알렸던 소속사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전태수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도 조예가 깊던 순수한 아티스트였다”며 “추측성 기사나 악성 댓글들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의 죽음 이후 연예인에 대한 악플 자제와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우울증 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그럼에도 연예계에서는 악플이나 우울증의 원인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의 죽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많은 죽음이 잇따랐다. 특히 고 설리와 고 구하라의 연이은 죽음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신인 배우 고 차인하부터 중견 배우 고 전미선까지 경력을 가리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고 설리(왼쪽부터), 고 전미선, 고 구하라가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김동완은 지난해 10월 만연한 연예계의 행태와 우울증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글을 적기도 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편히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길 바라는 어른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후배들이 돈과 이름이 주는 달콤함을 위해 얼마만큼의 마음의 병을 갖고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향정신성의약품이 얼마나 ‘간편하고 빠른 일’인지 얼마나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갖고 있는지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가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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