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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FA 보호법으로 변신한 ‘허경민 법’…6명 모두 A등급 가능성

두산 허경민. 이석우 기자

‘허경민 법’이 개악됐다. FA 등급제가 도입됐지만 ‘특례조항’에 따라 두산 신규 FA 6명이 모두 ‘A등급’으로 묶일 전망이다. 키움 김상수도 유탄을 맞아 당초 B등급이었던 게 A등급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KBO는 22일 이사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FA 등급제에 따른 특례조항을 포함시켰다. KBO는 특례조항에 대해 ‘유예 기간 없이 올해부터 곧바로 시행되는 점을 감안해 시행 첫 해에 한해 한시적으로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일 경우 A등급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FA 등급제의 A등급은 팀 내 비 FA 연봉 순위 1~3위, 전체 순위 30위 까지만 해당된다. 원래는 연봉 순위가 3위 이내더라도 전체 순위 30위 밖으로 벗어날 경우 B등급이 되는 방식이다. A등급 FA 선수는 보상선수에 대한 보호선수 숫자가 20명이지만 B등급은 25명으로 늘어난다. 타 구단 이적의 걸림돌이 그만큼 낮아진다.

KBO는 앞서 실행위원회를 통해 ‘신규 FA가 6명 이상일 경우 A등급 연봉 순위를 4위까지로 늘린다’는 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두산의 신규 FA 선수가 6명일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팀 내 연봉 4위인 내야수 허경민이 B등급에서 A등급으로 바뀐다. 이른바 ‘허경민 법’으로 불릴만 했다. 유희관은 원래 A등급이었고 나머지 오재일, 이용찬, 정수빈, 최주환 등은 B등급으로 남아 있었다.

논란이 일었던 ‘허경민 법’은 KBO 이사회에서 오히려 개악됐다. 전체 순위 30위로 범위가 늘어나면서 두산의 나머지 신규 FA 선수들이 모조리 A등급으로 바뀌게 됐다. 최근 수년간 계속 우승권에 있었던 두산은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상당히 높다. 리그 연봉 계약이 거의 마무리 된 가운데 최근 3년 평균 연봉을 따져도 두산 예비 FA들은 대부분 전체 30위에 포함된다. 허경민은 전체 10위권, 나머지 4명도 전체 연봉 순위 20위 안에 들어갈 것이 유력하다.

‘허경민 법’은 사실상 ‘두산 FA 보호법’으로 바뀌었다. 두산의 FA 중 다른 팀이 탐낼 만한 선수들이 여럿인 가운데 두산에게 절대 유리한 ‘특례조항’이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나머지 9개 구단이 전년도 우승팀의 사정을 이해해서, 자기 팀의 전력 강화 가능성을 낮췄다는 얘긴데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일은 아니다.

키움 투수 김상수도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는 팀 내 연봉 순위 7위로 넉넉한 B등급으로 예상됐지만, ‘특례조항’에 따라 전체 순위 30위로 조정되면서 A등급으로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현 상황대로라면 김상수의 연봉 순위는 30위 안 쪽에 턱걸이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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