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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하의 러브월드] 2020년, 성인용품과 일본 AV 동향④ VR 시대

일본 최대의 유료 영상 플랫폼 디엠엠(이하 DMM)은 지난 2016년, ‘DMM VR 동영상’이라는 서비스를 신설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코미디, 뮤지컬은 물론 AV, 그라비아 등 성인 VR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지난 3년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DMM 카테고리다.

DMM 집행위원이자 디지털 콘텐츠 본부장인 야마모토 고키(山本弘毅)는 VR 산업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DMM VR 동영상 산업 부분은 신설 2년 만에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그는 “VR 산업을 부정할 수 없다. VR 사용자와 타이틀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단독으로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VR 작품도 나왔다. DMM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기기까지 VR 시장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장의 시작에는 성인 콘텐츠가 있었다. AV와 성인용품 연동 VR 기기는 시장 초창기부터 이목을 이끄는 킬러 콘텐츠다.

DMM에서 독립을 선언한 유료 성인물 전문 플랫폼 판자(FANZA)에는 이미 1만여 개의 VR 작품이 마련되어 있다. 매월 300개 이상의 VR 작품이 출시된다. 사양길을 걷던 일본 성인물 시장이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에 선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세계적인 VR 기업 오큘러스 사의 창업주 팔머 러키(Palmer Luckey)는 일본 성인 VR 시장에 관심을 보인다. 그는 “일본은 VR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일본에 연구소를 만들고 싶을 정도”라 말한다. ‘신기술은 성인 시장으로 발전한다’는 IT 명언이 다시 증명되고 있다.

한국도 이 같은 흐름을 놓치고만 있을 수 없다. 미국, 유럽, 일본이 자유롭게 즐기고 있는 성인물이 금지된 국가이긴 하나, 이른바 ‘에로 영화’라 불리는 핑크 무비의 제작과 상영은 가능하다. 국내 에로 제작사도 VR 작품 출시를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2017년, 에로 배우 채담 주연의 ‘달콤한 유혹’, AV 배우 하마사키 마오 주연의 ‘내 사랑 마오’가 개봉했다. 국내 첫 성인 VR 작품을 기념해 성인용품 쇼핑몰 바나나몰과 VR 영화 배급사 그린라이트 픽처스가 홍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성인용품 시장도 기민하게 움직인다. 소프트 온 디멘드(Soft On Demand, SOD), 케이엠피(KM produce, KMP) 등 기존 일본 업체는 물론 VR 성인용품을 중심으로 하는 신생 업체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남성용 홀과 VR 기기를 연동하는 제품, 여성용 진동기와 VR을 동시에 이용하는 제품 등이 있다. 가상 현실 체험은 물론 성인용품 사용을 동시에 이루는 제품까지, 더욱 발전할 성인 VR 시대가 2020년대의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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