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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40점 괴력 KGC, SK 잡고 단독 선두 등극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KGC의 경기. 안양KGC 브랜든 브라운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프로농구 코트에도 영웅이 떠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27일 프로농구 공동 선두를 달리던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양팀 선수들은 이날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며 24초 및 8초룰 위반 세리머니를 펼쳤다.

24는 브라이언트가 LA 레이커스에서 달고 뛴 등 번호 중 하나다. 원래 그는 8번을 달고 뛰다 2016년부터 고교 시절 처음 달았던 번호로 바꿔 뛰었다. 레이커스는 8번과 24번 모두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두 팀은 세계적인 농구 영웅 추모에 뜻을 모았다. 선공의 KGC가 먼저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내며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잠실학생체육관에 모인 관중들 역시 함께 기립박수로 화답하며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SK도 8초 동안 공격 코트로 넘어가지 않으며 함께 추모했다.

경기 전 같이 추모에 뜻을 모았지만 진짜 대결이 펼쳐지자 두 팀은 양보 없이 치열했다. 뜨거웠던 공동 선두의 빅뱅에서 KGC가 웃었다. KGC는 브랜든 브라운(40점·19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SK를 76-70으로로 물리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연승에 성공한 KGC는 23승째(13패)를 거두며 SK(22승14패)를 1경기 차이로 밀어냈다.

초반 분위기만 보면 KGC가 손쉽게 단독 선두로 등극할 것처럼 보였다. KGC는 경기 초반 특유의 강력한 압박수비와 빠른 속공과 외곽이 모두 뜻하는대로 풀렸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브라운의 골밑슛에 이은 자유투 성공까지 이어지며 13-0을 만들었다. 김민수의 첫득점으로 시동을 건 SK는 1쿼터를 12-23으로 쫓아갔다. SK는 2쿼터부터 힘을 냈다. 김선형의 속공과 최준용의 덩크슛 등이 터지며 빠르게 쫓아가며 35-43으로 전반을 마쳤다.

SK는 기세를 이어 3쿼터에는 기어코 동점까지 만들었다. 자밀 워니(29점·21리바운드)의 골밑 플레이가 살아나고 최성원 등이 외곽포를 지원했다. KGC는 초반에 힘을 많이 뺀 탓인지 3쿼터에 체력 열세에 시달리며 공수에서 흔들렸다. SK는 쿼터 종료 3초 전에 김선형의 골밑 슛으로 54-54로 첫 동점을 만들었다.

KGC는 4쿼터에 다시 전열을 정비해 초반의 기세를 찾았다. 코비를 추모하는 문구를 쓴 농구화를 신고 나선 브라운이 앞장섰다. 쿼터 중반 64-63에서 골밑슛을 넣은 브라운은 71-66으로 앞선 경기 종료 3분 전에는 3점슛까지 꽂아넣으며 SK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브라운은 팀 동료 크리스 맥컬러의 무릎 부상으로 홀로 40분 풀타임을 뛰는 강행군 속에서도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을 선두로 이끌었다.

브라운은 경기 후 “어려운 환경에서 SK 원정경기를 승리해 기분좋다”면서 “40점을 넣은 것도 좋지만 팀이 승리하고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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