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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제2의 ‘극한직업’ 노렸다가…1월 쏟아진 코믹물, 성적표는?

영화 ‘해치지않아’ ‘미스터주:사라진VIP’ ‘히트맨’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리틀빅픽쳐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2의 ‘극한직업’은 탄생하지 않았다. 지난달 코믹 특수를 노리고 3편의 영화가 출격했으나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장 먼저 시동을 건 건 ‘해치지 않아’였다. ‘이층의 악당’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고정 팬층을 보유한 손재곤 감독과 안재홍, 박영규, 강소라, 김성오, 전여빈이 뭉쳐 ‘동물 없는 동물원 살리기’란 코믹물을 내놨다. 또한 ‘극한직업’ 제작사 어바웃필름의 신작이라는 점도 기대를 높게 했다.

지난달 15일 개봉할 당시만 해도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비수기인 수요일 개봉이었지만 하루 10만8284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흥행 속도엔 좀처럼 불이 붙질 않았다. 통상 흥행의 판가름이 난다는 개봉 후 7일간 100만 고지도 넘지 못했고, 22일 ‘남산의 부장들’에게 왕좌를 뺏긴 이후부터는 그 속도마저 현저히 떨어졌다. 3일 누적관객수 121만7494명으로 손익분기점 250만을 달성하기엔 힘이 달려 보인다.

코믹 배턴을 이어받아 22일 개봉한 ‘미스터주: 사라진 VIP’(‘미스터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시기 개봉작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에 밀려 3위로 시작한 ‘미스터주’는 오프닝 스코어 4만5094명을 모으는 데에 그쳤다. ‘해치지않아’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이후 일주일간 추이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번의 주말이 지나간 현재 누적관객수 58만7827명을 기록했을 뿐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도 있었으나,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국정원 요원’이란 내용이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이 추세로는 제작비 회수가 가능한 220만 고지의 점령이 쉽지 않다.

영화 ‘극한직업’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히트맨’은 다소 상황이 좋은 편이다. 손익분기점까진 무난히 닿을 듯하다. 같은 시기 개봉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며 가열차게 달려온 덕분에 2주 안으론 240만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총 212만6964명이 관람했다.

3편의 코믹영화 중 이렇다 할 흥행작이 탄생하지 못한 배경엔 장르적 차별성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비수기로 치는 1월이지만 지난해엔 ‘뺑반’ ‘말모이’ ‘언니’ ‘그대 이름은 장미’ ‘내안의 그놈’ ‘언더독’ 등 비교적 여러 장르 안에 ‘극한직업’이 포진돼 코믹 장르의 특수를 맛봤다. 여기에 신선한 발상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코믹 요소, 건강한 메시지가 더해져 열풍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올 1월 개봉작은 ‘남산의 부장들’을 제외하곤 3편 모두 코믹물이다. 기막히게 웃기지 않는 이상,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장르의 특수를 맛 본 건 ‘남산의 부장들’이다. 22일 개봉 이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425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사람들이 갑자기 코믹물에 싫증이 났다기 보다는 작품들이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그 중 권상우가 코믹물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히트맨’으로 그나마 관객이 몰린 것 같다”며 “최근 몇년간 대중이 한국 코믹물에 꽂히다보니 같은 장르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그 트렌드가 올해 초반 몰린 건데, 이렇게까지 한꺼번에 코믹영화가 많이 개봉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비슷한 장르 영화들이 개봉하다보니 관객들은 코믹물 3편을 다 보는 게 아니라 ‘코미디 영화 중 뭐가 제일 나을까’를 고려하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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