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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하의 러브월드] 2020년, 성인용품과 일본 AV 동향⑤ 리얼돌

리얼돌은 세계 성인용품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성인물 시장이 VR이라는 신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면, 성인용품 시장은 리얼돌의 제조와 개발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일본은 그중에서도 외형 디자인에 큰 강점을 보인다. 중국과 유럽이 대세를 타고 리얼돌 시장에 진입해 우수한 실리콘 품질로 리얼돌을 찍어내고 있지만, 아직 외형 디자인만큼은 일본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

일본은 전통적인 인형 강국이다. 100만 명에 가까운 일본인이 인형 문화를 즐기고 있다. 이런 점은 리얼돌이라는 성인 인형의 시장 형성에도 기여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 리얼돌의 특징은 여기서 출발했다.

일본 최대의 리얼돌 제조 기업인 오리엔트 공업은 1977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회사다. 창업 당시부터 ‘사람의 곁에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인형’이라는 모토로 특수 보디를 제작했다.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시장, 일본 리얼돌 업계의 자신감은 여기서 온다.

헤어스타일, 피부색, 신장, 음모, 손과 발의 뼈대 등을 원하는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특별 주문형 제조 시스템, 여성 고객을 위해 남성 리얼돌의 근육 무게나 형태까지도 제조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 있는 일본 기술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러다 보니 문화도 바뀌어간다. 다카기 신(高木伸)을 중심으로 제조되던 범죄적인 형태의 유아형 리얼돌이 주류 업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나카지마 센지(中島千滋)의 경우처럼 정서적인 만족을 위해 리얼돌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었다.

한국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일본 초창기 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다. 저가형 제품이나 보급형 제품의 인기가 좋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마니아도 부족한 현재는 품질과 기능보다는 가격이 주는 가치가 크다.

이런 면을 일본 성인용품 회사와 AV 업계가 함께 채운다. 유명 AV 배우를 모델로 한 상반신 리얼돌, 공기 인형, 대형 히프(HIP) 제품 등이 국내에서 인기가 좋다. 전신 리얼돌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우수하기 때문이다.

스푸트니크 뉴스(Sputnik News)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매년 2천 개 이상의 고가형 리얼돌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성욕 해소를 넘어 여러 종류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함께 한다는 분석은 리얼돌 시장이 미래에 가져가야 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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