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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하며 창업한다…인생장사학교 이색 창업교육 눈길

인생장사학교 고전캠프 교육을 마친 참가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방을 관광하며 창업을 준비한다.’

지역 고유의 문화·경제 요소를 창업과 연결하는 ‘인생장사학교’가 캠프를 이어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생이 장사이고 장사가 인생이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일종의 장사 대안학교인 인생장사학교는 외식·프랜차이즈업 전문 컴퍼니빌딩 기업 ‘알파랩’이 꾸려 가는 캠프 형식의 교육 과정이다. 지난 2018년 자영업자들에게 장사의 기술이 아니라 본질을 가르치고 지속가능한 장사를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인생장사학교는 매회 다양한 지역에서 캠프를 열고, 그 지역에 맞는 테마를 접목한 로컬관광을 통해 장사를 준비하는 참가자들에게 창조적인 브랜드 영감을 심어준다. 예비 자영업자와 기존 창업자, 직장인 등 장사에 꿈을 가진 이들이 서로 멘토와 멘티가 돼 장사와 인생에 대한 철학과 지식을 공유하는 인생장사학교는 현장 실무를 접목한 교육은 물론 삶의 주체로서 외식업을 영위하기 위한 종합적인 역량을 키워 줘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멘토와 멘티가 함께 경주 시내를 관광하며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제주도에서 진행한 ‘말랑말랑 캠프’에서는 업종별 멘토들(빵, 고기, 해산물, 커피, 술, 농산물 등)과 함께 투어를 통해 지역의 생산지, 가공 및 유통공장, 매장까지 두루 방문한 끝에 모두 7개 팀의 창업 브랜드가 기획됐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창업교육 방식이 해당 지역의 경기 활성화를 돕고 자영업자들의 브랜드 론칭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인정받아 지난해 하반기에 열린 한국관광공사의 예비관광벤처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인생장사학교가 지난 2~4일 ‘고을과 전통의 도시’ 경주에서 ‘고전 캠프’를 열었다. 이번 캠프에서는 재능기부에 나선 7명의 장사 멘토가 30여명의 예비 창업자들을 맞았다. 국내 전통주 소믈리에 1인자 더술 커뮤니케이션 현주가의 이현주 멘토는 술 선생, 깡우동이라는 브랜드로 대박매장 신화를 일군 이강운 대표는 면 선생,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카도스시 프랜차이즈 회사의 고영호 대표는 해산물 선생, 수입 고기 전문 유통회사 엠렉의 안성철 대표는 고기 선생,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디저트 메뉴개발을 해온 도혜미 파티셰는 디저트 선생, 농산물에 대한 풍부한 식견으로 메뉴개발 컨설팅을 하고 있는 모리앤쿡의 백은영 셰프는 농산물 선생으로, 1세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를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토프레소의 오종환 대표는 커피 선생으로 나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자신의 영업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천마총을 찾은 인생장사학교 멘토와 멘티들.

‘준비된 자영업자’들은 경주가 가지고 있는 지역의 전통적 유산과 문화·경제적 자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 콘셉트 세워 보았다. 관광이 곁들여진 만큼 특별한 재미가 있는 창업교육이었다.

자신을 ‘인생장사학교의 소사’라고 소개하는 알파랩의 방수준 대표는 “아무나 치킨 창업을 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 속에 건강한 자영업 시장이 형성되려면 대학입시를 위해 12년 동안 공부하고, 직장 취업을 위해 대학에서 4년 이상 공부하듯이 ‘제2의 인생’ 자영업 창업을 위해서도 제대로 준비하고 공부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인생장사학교의 문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생장사학교는 멘토·멘티의 강력한 유대관계 속에서 지방의 문화·경제 요소를 도심의 창업과 연결짓는 특별한 창업학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특히 관광이라는 요소는 예비 자영업자들에게 학습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인생장사학교 참가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현대는 600만 자영업자 시대다. 자영업자 전생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5년 내 폐업률이 90%에 이른다. 인구절벽과 저성장의 여파를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체감해야 할 이들도 자영업자다. 이들의 실패를 최소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역에서 상업적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은 문화·경제 요소들을 창업이나 영업에 접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방 대표의 구상이다.

방 대표는 “경주는 토마토와 체리, 이사금쌀 등 계절별 특산물이 많은 고장이다. 질 좋은 이들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활용할 수 있다면 창업이나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그러한 사실을 이미 성공한 멘토들과 함께 관광을 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장사학교 캠프”라고 전했다.

한편 인생장사학교는 이달 말 강원도 원주시에서 지역을 관광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찾는 캠프를 또다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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