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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EPL 50호골·한국인 100호골…‘손흥민의 발’이 곧 역사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결승 골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그의 발이 곧 역사다. 손흥민(28·토트넘)이 생애 첫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새 기록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고비마다 그의 발 끝에서 터진 득점포에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50호골과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00번째 골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손흥민은 16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20 EPL 26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서 전·후반 종료 직전 1골씩을 터뜨리면서 3-2 승리를 이끌었다. 5위 토트넘은 승점 40점 고지에 올라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41)를 승점 1점 차로 바짝 뒤쫓았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1-1로 맞선 전반 막바지 매서운 킬러 본능을 드러냈다. 그는 팀 동료 스테번 베르흐베인이 얻어낸 페널티킥 킥커로 나서 상대 골키퍼 페페 레이나의 선방에 막히는 듯했지만, 침착하게 쇄도해 튀어나온 공을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은 2-2로 쫓기던 경기 종료 직전에는 상대 수비수 비요른 엥겔스의 실수로 흘러나온 공을 가로챈 뒤 바람처럼 골문을 향해 질주해 결승골을 밀어넣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노리치시티전부터 시작된 득점 행진을 5경기(EPL 3경기·FA컵 2경기)로 늘렸다.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데뷔한 뒤로 네 차례 4경기 연속골을 넣었지만 5경기 연속 골맛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멀티골을 잡아낸 손흥민은 이번 시즌 16골(EPL 9골)을 기록하면서 EPL 통산 151경기만에 50골 고지를 넘어섰다. EPL 3경기당 1골씩을 넣은 것으로 앞서 유럽 무대에서 한국인 선구자로 활약한 차범근 전 감독이 분데스리가에서 남긴 308경기·98골 기록을 살짝 앞선다.

손흥민의 이날 첫번째 득점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통산 100번째 골이기도 했다. 한국 선수로 처음 EPL을 개척한 박지성(19골)과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떠난 기성용(15골) 등 선배들이 나름의 역사를 남긴 가운데 득점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또 유럽 통산 한국인 최다골(132골)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높이 날고 있다.

손흥민의 EPL 통산 50호골을 축하하는 FIFA. FIFA 인스타그램

골과 함께 축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로는 새 역사(최우수작품상·감독상·국제극영화상·각본상)를 쓴 ‘기생충’에 빗대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FIFA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달 오스카에서 역사가 창조된 데 이어 손흥민이 또 다른 역사를 만들었다”며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50골을 넣은 첫 아시아 선수”라고 평가했다. 영국 런던지역지인 ‘풋볼 런던’도 “손흥민은 골로 다시 한 번 구세주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찬사에 “팀과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기분을 모든 한국 국민 그리고 동료들과 나누고 싶다”며 차분히 기쁨을 나눴다.

손흥민은 이제 20일 라이프치히와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21골)에도 5골 차로 접근했다. 손흥민이 EPL 13경기와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총 15경기 이상을 남겨놓은 점을 고려하면 남은 시즌 행보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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