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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아이즈원의 흥행, CJ ENM 수익성 하락 멈출 수 있을까

아이즈원이 악재를 뒤로하고 화려하게 복귀에 성공했지만 CJ ENM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 엠넷 제공

그룹 아이즈원의 흥행과 ‘기생충’의 오스카 정복도 CJ ENM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CJ ENM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7897억원, 26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4조7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여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CJ ENM의 4분기 영업 이익은 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나 하락했다.

■공든 탑 스스로 무너뜨린 과욕

다양한 원인이 꼽히고 있지만 지난해 연예·방송·가요계를 강타한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J ENM은 자사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음악 사업 부문 매출을 끌어올린 주역이었다. 그룹 워너원, 아이오아이의 연이은 성공은 CJ ENM의 고무적 성과였다. ‘프로듀스101’, ‘프로듀스101 시즌2’,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방송 역시 높은 화제성을 유지했다.

이는 지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프로듀스101’이 첫 방송을 시작했던 2016년 CJ ENM 음악 사업 매출액은 연간 1994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 수준이었다. 방송 최대의 히트작이었던 그룹 워너원이 활동했던 2017년에는 매출액 2307억원, 영업이익이 11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투표 조작 논란 여파 속에 그룹 엑스원이 해체를 결정하자 뿔난 팬들이 CJ ENM 사옥 앞에서 사위를 벌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CJ ENM과 엠넷의 위상도 크게 올랐다.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국내 최고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고 다른 수많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쳤다.

K-POP 글로벌 영향력의 수직 상승과 더불어 ‘프로듀스48’은 J-POP 아이돌계를 이끌어온 AKB48과 협업해 한일 합작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프로듀스101’은 일본판이 따로 제작돼 일본 내 활동 그룹 JO1을 선발했다.

‘프로듀스X101’의 화제성도 전 시즌의 영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룹 엑스원의 출범은 워너원의 흥행을 유지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CJ ENM의 야망을 꺾은 것은 바로 자신들의 과욕이었다. 투표 조작 사건으로 인해 ‘프로듀스 시리즈’를 이끌어왔으며 대표했던 스타 제작자 안준영PD와 김용범 CP가 구속되고 사옥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순위 조작에 연루된 프로그램에 대한 이익과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CJ ENM과 엠넷으로써는 뼈아픈 실책인 셈이다. CJ ENM 음악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아이즈원은 17일 복귀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려한 신고식을 알리고 흥행세를 이어오고 있다. 엠넷 방송 화면

■여전한 저력 드러낸 아이즈원, CJ ENM 심폐소생술에는 실패

‘프로듀스X101’로 데뷔한 엑스원은 논란 속에 제대로된 활동도 하지 못한 채 해체됐다. ‘프로듀스48’도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이즈원의 복귀 역시 3개월 동안이나 미뤄졌다.

논란을 뒤로한 채 복귀한 아이즈원의 저력은 여전했다. 아이즈원은 한국 걸그룹 앨범 초동 판매량 신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뿐만 아니라 20일 엠넷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 복귀 무대를 꾸미며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알렸고 오는 4월 일본에서 열리는 ‘KCON 2020 JAPN’의 참석이 점쳐지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적인 복귀라는 평을 받고 있다.

■다른 부문 실적도 부진…난관 헤쳐나갈 수 있나

그럼에도 CJ ENM의 하락세는 반등되지 않고 있다.

아이즈원의 성과와 ‘기생충’ 오스카 4관왕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CJ ENM의 주가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기준 CJ ENM의 주가는 14만3200원으로 전일 대비 4200원(-2.85%) 하락했다.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이라는 위업을 거두자 13일 17만7800원까지 치솟았지만 잠시였다. 지난해 3월 기록했던 CJ ENM의 최고 주가는 24만7600원에 달했다.

다른 사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CJ ENM의 주요 사업 부문인 미디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 이익이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급감했다. 영화 부문 역시 지난해 4분기 1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콘텐츠 흥행·판매 부진과 TV광고 시장 침체, 크게 증가한 제작비 등이 겹치면서 2020년 1분기까지 어려운 흐름이 예상된다”며 “CJ헬로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으나 여전히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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