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마지막 기억은 최대한 아름답게’ 반려동물 장례식장 씨엘로펫 개관

반려동물 장례식장 ‘씨엘로펫’이 다른 세상으로 가는 반려동물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고 개관했다. 씨엘로펫 제공

반려동물 장례식장 ‘씨엘로펫’이 떠나는 길을 안내할 채비를 마쳤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한 씨엘로펫은 오랜 준비 기간을 마치고 2월 개관했다. 씨엘로펫이라는 단어는 하늘 또는 공기를 뜻하는 단어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물질이라는 의미다.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떠나는 반려동물을 가장 아름답게 보낼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3개월간 모든 장례 절차 비용을 20% 할인하는 오픈 행사 이벤트도 진행한다.

장례 전 과정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고 전문가의 장례절차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씨엘로펫이 가장 세심하게 신경 쓴 곳은 바로 반려동물을 ‘예쁘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장례식과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들이다.

디자인을 곁들인 플라워 장례와 등나무관은 일반적인 장례식을 탈피하려고 한 부분이다. 고급 재료와 타원 형태의 수제 등나무관은 반려동물을 위한 배려다. 씨엘로펫 이희옥 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아 재료를 구하고 디자인했다.

이희옥 대표는 “외국 장례식을 보면 꽃과 장식으로 화려하게 치르는데 바로 고인을 떠나보낸 지인들의 마지막 기억을 아름답게 꾸며 최선을 다해 보냈다는 위안감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례식 프로그램별 가격 차이도 줄였다. 따로 ‘VIP’ 형태의 프리미엄 서비스도 없다. 장례식장을 찾는 모든 반려동물이 VIP라는 뜻에서다.

슬픔에 빠진 반려인들을 세심한 위한 프로그램도 잊지 않았다. 반려동물의 떠나보낸 뒤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펫로스증후군’은 이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시점이다.

‘씨엘로펫’은 깔끔한 건물 외관을 갖췄지만 무엇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씨엘로펫 제공

펫로스증후군전문상담센터 ‘안녕’과 협업으로 반려인들을 위로한다. 씨엘로펫에서 장례를 치른 반려인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그룹별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룹별로 진행하는 펫로스증후군 상담은 흔치 않다. 직접 센터를 방문해도 할인된 가격에 상담이 가능하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아로마 테라피도 씨엘로펫에 녹아있다.

이희옥 대표는 “저도 반려동물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 눈물이 나왔고 충격을 받은 상태에 오래 머물렀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반려인들이 슬픔을 덜어낼 수 있는 것이 뭘까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개관 준비가 오래 결렸던 이유 중 하나는 큰 난관도 있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장례식을 혐오 또는 기피 시설로 보고 지자체가 개발 불허 처분을 내렸던 일이 있다. 6년에 걸친 행정 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이례적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당시 법원은 “동물 장례식장이 반드시 혐오 또는 기피 시설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희옥 대표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을 잃은 슬픔의 크기보다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별에도 용기가 필요하듯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의 용기를 응원한다”고 당부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