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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하의 러브월드] ‘딸롱도르’, 국내에도 열린 AV 어덜트 어워드①

오스카를 석권한 ‘기생충’을 보며 감동의 ‘짜파구리’를 먹고,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며 ‘주모’를 찾는다. 시상식이란 지난 1년 동안 특정 문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볼 수 있는 모두의 축제다.

당신을 위한 시상식도 있다. ‘정윤하의 러브월드’를 보며 성인문화의 흐름을 탐닉하는 소수의 독자를 위한 ‘어덜트 어워드’가 있다. 해당 시상식이 묻는 건 하나다. “지난 1년간, 당신의 하드디스크를 지배했던 AV 배우는 누구입니까?”

일본에는 AV 시상식이 제법 많다. 가장 유명한 건 ‘판자(FANZA) 어덜트 어워드’다. 일본의 대형 영상 판매 플랫폼 ‘DMM’을 기반으로 시작된 시상식인데, 우에하라 아이가 초대 대상을 받았다. 역사가 길지는 않아도 현 AV 업계 최대의 시상식이자 꿈의 무대로 통한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카파(SKY Perfect) 성인방송대상’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아이다 유아, 호노카 같은 고전 배우가 시상식을 거쳐갔다. 방송국을 기반으로 한 시상식이라 현재 AV 업계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있으나, 여전히 영향력은 크다.

작품에 중점을 두는 ‘AV 오픈’도 있다. ‘소프트 온 디맨드(Soft On Demand, 이하 SOD)’라는 거대 성인 기업이 주최한 시상식인데, 발매 작품에 초점을 맞춰보자는 점을 색깔로 삼았다. 흔히 생각하는 영화제 느낌을 내보려 했으나….

조작 논란이 터지면서 권위가 박살이 났다. 주최측인 SOD가 자사 작품을 대량 구매, 판매 수를 늘려 수상작을 조작했다. 이 사건 이후 ‘AV 오픈’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무슨 3대 시상식이니 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니다. 이미 업계 속 인식 자체가 다르다, 달라.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AV 소비 국가다. 물론 그 소비라는 게,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라 불법 다운로드라는 게 문제지만. 여하튼 모니터 앞에서는 누구보다 뜨겁다 이거다. 그래서인지, 국내 AV 팬들도 상기한 일본 시상식에 관심이 많았다.

아쉬운 건 국내의 정서와 일본의 정서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이었을까? 나루세 고코미, 사토 하루키가 일본에서 인기일 때, 국내에는 사쿠야 유아와 두부집 효녀 시대가 열렸으니 확실히 그렇긴 하다.

국내 정서를 반영한 AV 어워드 개최는 AV 문화를 즐기던 국내 팬들이 언제나 꿈꾸는 염원 중 하나다. 그리고 2020년, 하나의 소식이 인터넷을 강타했다. 이른바 ‘딸롱도르 2020’, 한국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밤꽃 나무의 도원향이 그 싹을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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