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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완전 신인으로 돌아간 심은경, 일본 진출 3년 만에 이룬 ‘쾌거’

심은경이 일본 진출 3년 만에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영화 ‘신문기자’ 스틸 사진

심은경이 일본 진출을 목표로 삼은 때는 약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진출을 결심한 심은경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꾸준히 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일본어 공부를 하고 일본 연극에 참여했다. 오디션에도 꾸준히 지원하며 활동 채비를 이어갔다.

일본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활동 알린 때는 2017년 4월이다. 일본 연예 기획사 유마니태 대표 하타나카 스즈코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심은경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그는 “심은경과의 만남은 굉장한 행운이다. 총명하고 섬세한 인상이 여러 가지 상상력을 높여줬다”며 “그의 재능과 에너지를 기초로 일본에서의 활약을 풍부하게 지원해 갈 것이고 그 과정을 즐겁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은경은 당시 “예전부터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영화들도 좋아한다”며 “언젠간 일본에서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연기를 보고 위안을 얻고 재미있는 영화에 많이 나오는 사람으로만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심은경의 바람이 이뤄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2018년 12월 영화 ‘신문기자’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국 여배우가 일본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은 배우 배두나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2010)에 출연한 이후 두 번째로 있는 일이다.

심은경이 열연을 펼친 영화 ‘신문기자’ 포스터

‘신문기자’는 아베 정권의 뒤흔든 가케학원 스캔들(아베 정권이 특정 사학 재단에 수의대 신설과 관련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모티브로 했다. 심은경은 일본 내 가짜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집요하게 쫓는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를 연기했다.

반 아베 성향의 영화로 일본 배우들의 출연 고사가 심은경의 캐스팅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이를 부인했다.

카와무라 미츠노부 PD는 “처음부터 심은경을 생각하고 캐스팅을 했다. 일본의 다른 배우들에게는 따로 출연을 제의하지 않았다”며 “심은경의 팬이기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지적이면서 직업 의식이 있고 목적을 위해 힘을 내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는 심은경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은경과 ‘신문기자’의 만남은 호재로 이어졌다.

2019년 6월 개봉한 ‘신문기자’는 전국 143개 상영관에서 개봉했고 3개월 만에 45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흥행 수입은 5억 7000만엔이다. 영화 소개 홈페이지가 공격 당하고 다른 매체의 외면 등 아베 정권 외압 의혹을 딛고 거둔 호성적이었다.

일본 영화 평단도 사로잡았다. 제74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는 마이니치 신문과 스포츠닛폰이 주최하는 영화상으로 1946년부터 이어져온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심은경은 앞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주연상과 또다른 출연작 ‘블루아워’로 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 최우수여우주연상도 받았다.

심은경은 일본 영화 전문 웹사이트 에이가닷컴에서 설문 조사한 ‘배우·감독 인기 랭킹’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알라딘’의 재스민 공주를 연기한 나오미 스콧(2위)와 램프 요정 지니로 변신한 윌 스미스(3위)도 제쳤다.

에이가닷컴은 “심은경은 아역으로 출발한 배우로 일본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한국 드라마 ‘황진이’(2006)에서 하지원의 아역을 연기했다. 영화 ‘써니’(20110, ‘수상한 그녀’(2014)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기대되는 여배우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6일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심은경이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 아카데미 트위터

노력의 결실은 결국 완전하게 맺어졌다.

심은경은 6일 일본 도쿄 신 다카나와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참석해 영화 ‘신문기자’로 최우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를 가장 빛낸 여배우였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날아라 사이타마’ 이카이도 후미 등 쟁쟁한 여배우 4명을 제치고 안은 영광이었다.

시상 무대에 오른 심은경은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 해 아무런 준비를 못 했다. 죄송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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