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사회문제로 떠오른지 오래인 가운데. 높은 연봉과 복지로 구직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대기업 사이에서도 연봉 차가 약 7000만원 가까이 벌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SK에너지 등 SK 석유화학 3사가 1억 원 대의 연봉으로 ‘톱3’를 싹쓸이 한 반면 하위 100개 기업의 평균 임금은 4734만 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직원 임금을 비교할 수 있는 300개 기업의 1인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CEO스코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개 업종 중 직원 평균 급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업종은 증권으로 4년 새 3370만 원(44.1%)이 증가했다. 이어 석유화학 2500만 원(35.1%), IT전기전자 1820만 원(22.8%), 상사 1670만 원(31.6%) 등 13개 업종이 1000만 원 이상 늘었다. 반면 자동차·부품 업종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각각 -10만 원, -60만 원 등 4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임금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의 양극화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였다.
임금 상위 100개 기업의 경우 2018년 기준 평균 연봉이 9800만 원인 반면 하위 100개 기업은 4734만 원으로 두 집단 간 5068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2014년 4262만 원에서 18.9%(806만 원) 더 벌어진 것으로, 이를 상·하위 50개 기업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상위 50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1억1069만 원으로 하위 50개 기업(4102만 원)과 비교해 그 폭은 더 커졌다. 2014년 5206만 원 격차에서 4년 새 33.8%(1760만 원) 더 벌어진 것이다.
2018년 기준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에너지로 1억5200만 원에 달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1억4200만 원), SK종합화학(1억4100만 원) 등 SK 석유화학 계열사가 1~3위를 휩쓸었다. 에쓰오일(1억3760만 원)과 메리츠종금증권(1억3540만 원), SK이노베이션(1억2800만 원), GS칼텍스(1억2540만 원), KB증권(1억2200만 원), 코리안리(1억22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CJ프레시웨이와 KTcs(각 2700만 원), 이마트에브리데이(2860만 원), 우리바이오(2900만 원) 등은 평균 급여가 3000만 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상승률로 보면 2014년 이후 4년 새 급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SK에너지로 8850만 원에서 1억5200만 원으로 6350만 원(71.8%) 증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6210만 원, 94.1%), SK인천석유화학(6180만 원, 77.1%), SK종합화학(5900만 원, 72.0%), SK루브리컨츠(4810만 원, 67.8%)의 순으로, SK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 5곳이 증가액 1~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CEO스코어는 “국내 대기업 연봉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 격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대기업 간에도 연봉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