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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빅리거, 지금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의사… STL 1루수 해밀턴 스토리

2011년 7월4일, 세인트루이스 야디에르 몰리나(왼쪽)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1루수 마크 해밀턴이 축하해주고 있다. 해밀턴은 야구를 그만 둔 뒤 의사가 돼 뉴욕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해밀턴은 몰리나에게서 인생의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 게티이미지 코리아

마크 해밀턴(36)은 세인트루이스 1루수였다. 2010년과 2011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통산 47경기, 타율 0.197. 안타는 12개를 때렸다.

해밀턴은 지금 뉴욕이 벌이는 코로나19와의 전쟁 한 복판에 서 있다. 전직 메이저리거 해밀턴은 지금 의사다.

MLB.com은 9일 전직 메이저리거, 현직 의사인 해밀턴의 이야기를 전했다. 해밀턴은 이번 주말 뉴욕의 도널드 앤 바바라 주커 메디슨 스쿨을 졸업한다. 의사가 되기 직전이지만 이미 코로나19 현장에 투입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수행 중이다. 해밀턴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는 반드시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툴레인 대학을 다니다 2006년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에 2라운드 전체 76번째로 지명됐다.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였다. 2010년에는 마이너리그에서 홈런 20개를 때렸고 덕분에 빅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서 38경기를 뛰었고, 그 해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덕분에 우승반지도 얻을 수 있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감독이었던 토니 라루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영리했던 선수였다”고 해밀턴을 기억했다.

해밀턴에게는 인생의 목표가 있었다. 30세가 됐을 때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또 다른 꿈이었던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해밀턴은 “30세가 됐을 때 빅리그 로스터를 보장받는다거나, 서비스 타임을 충분히 채워 메이저리거로서 희망이 확실하지 않는다면, 그만두고 의사의 길을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4년, 해밀턴은 애틀랜타로 트레이드 돼 있었고, 그해 겨울 빅리거가 되는 대신 방출을 당했다. 해밀턴은 인생 두번째 계획대로, 자신이 다니던 툴레인 대학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해밀턴은 모교에서 신경 과학을 전공했다. 복학해서 학위를 딴 해밀턴은 의대에 진학했고, 운동선수 경험을 살려 정형외과 관련 전공을 하다 방사선과로 옮겼다.

해밀턴이 전직 메이저리거에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팀 동료였던 명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영향 덕분이었다. 해밀턴은 “사람들은 메이저리거나 의사 같은 게 인생의 목표라고 이야기한다”면서 “하지만 인생의 목표는 그런게 아니라는 걸, 몰리나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해밀턴이 본 몰리나는 ‘야구 선수’, ‘빅리거’가 아니라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해밀턴은 “몰리나는 매일 전력분석실에서 몇 시간이고 상대 타자들을 분석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헌신을 하는지를 봤다. 인생의 목표란, 무언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항상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밀턴은 “몰리나의 그런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지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해밀턴은 적직 빅리거답게 설명한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가 없다. 전력분석이 제대로 안 됐다. 상대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래도 우리는 싸워야 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몰리나로부터, 야구에서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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