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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개막] ‘최연소 주장’ 박해민의 감동 공약 “대구에서 야구…감사합니다”

삼성 박해민.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에서 야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19로 살얼음 위를 걷던 대한민국이 서서히 온기를 찾고 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개막을 맞이하게 된 KBO리그의 선수들은 예년보다 훨씬 각별한 ‘감사’의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올시즌 KBO리그의 가장 어린 주장 박해민(30·삼성)의 속깊은 약속이 개막을 준비하는 KBO리그의 마음을 대신한다.

박해민은 국내 최초로 화상 연결을 통해 진행된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매우 뜻깊은 ‘공약’ 하나를 내걸었다. 올시즌 가을야구를 하게 되는 그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초청해 ‘힐링캠프’를 개최하겠다는 약속이다.

박해민은 “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뒤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우리의 목표는 가을야구, 그 중에서도 (최소) 4위”라며 “그렇게 되면 코로나 종식을 위해 애써준 의료진을 초청해서 1박2일로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싶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야구가 열릴 수 있는 것은 그 분들 덕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 3월초부터 코로나19가 전국에 대확산되기 시작한 과정에서 가장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타 지역과 왕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삼성 선수단 역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이후 거의 고립된 채 훈련해왔다. 지역 경제도 거의 마비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현재는 대구·경북 지역 역시 그 기세가 꺾여 대한민국과 함께 일어서고 있다. 당초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상상하기도 어렵던 대구에서는 5일 삼성-NC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린다. 위험 속에 자신을 내몬 채 코로나19와 싸운 수많은 의료진들의 희생과 봉사가 가져다준 결과이기도 하다.

올시즌 새로 삼성의 주장이 된 박해민은 KBO리그 10개 구단 최연소 주장이다. 그러나 올시즌 팬들을 위해, 지역을 위해 가장 진지하고 속깊은 공약을 마련했다. 박해민은 “아직 선수단 전체와 상의하지는 않았고 일단 혼자 생각한 공약”이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프로야구를 개최할 수 있게 해준 의료진에게 ‘보답’을 약속했다.

삼성 주장 박해민(오른쪽)이 화상연결로 진행된 2020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인터뷰하고 있다. KBO 제공

이번 미디어데이에 출연한 10개 구단 감독과 주장들은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을 통해 ‘덕분에 챌린지’로 문을 열기도 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의료진과 팬들, 높은 국민 의식 덕분에 프로야구가 시작한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고, 이강철 KT 감독도 “모든 국민과 방역 단체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해 코로나19 위험을 극복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여는 KBO리그의 심정을 대변했다.

박해민을 비롯해 여러 구단 주장들이 올시즌 목표를 밝히며 특별한 약속을 내걸었다.

NC 주장 양의지는 “우승하면 내년 개막전 무료 입장권을 쏘겠다”고 했고, 키움 주장 김상수는 “우승하게 되면 고척돔에 팬들을 초청해 1박2일 캠프를 하면서 선수들이 콘서트를 열겠다. 당연히 내가 제일 먼저 노래하겠다”고 약속했다. 2017년 우승 당시 후배 투수들과 소녀 분장을 하고 섹시 댄스를 선보여 충격과 화제를 낳았던 KIA 에이스 양현종은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하면 1992년생 후배들과 다시 한 번 걸그룹 댄스를 선보이겠다”며 “이번에는 야무지게 해보겠다”고 더 화끈한 무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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