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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도 피칭닌자 ‘움짤’ 논란…결국 허용키로

메이저리그 관련 유명 트위터리안 ‘피칭닌자’가 KBO리그 이영재 심판위원의 시그니처 삼진 콜에 쓰러진 선수를 합성한 영상. 이 위원의 시그니처 삼진 콜은 마치 파운딩 펀치를 꽂는 듯 하다. 피칭닌자는 최근 KBO리그 관련 트윗도 열심히 올리고 있다. | 트위터 캡처

메이저리그는 2018년 4월 ‘움짤 파문’을 한 차례 겪었다. ‘움짤’로 유명한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을 차단했다가 팬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결국 이를 허용한 바 있다.

파문의 주인공은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피칭닌자’(@PitchingNinja)다. 트위터 아이디 피칭닌자를 운영하는 롭 프리드먼은 아들의 투구를 가르치다 투구 이론 등에 관심이 생겼고, 중계화면을 통해 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 장면을 ‘움짤’(GIF 확장자를 가진 짧은 영상)로 만들어 트위터에 올렸다. 각기 다른 구종을 한 화면에 합쳐서 공들이 얼마나 다르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피칭 터널 움짤’은 피칭닌자의 대표적인 아이템이었다.

4년 넘게 해 오던 일에 문제가 생긴 것은 2018년 4월16일 메이저리그가 트위터에 요청해 피칭닌자 계정을 차단시켰기 때문이다. 저작권 위반이라는게 이유였다. 당시 피칭닌자는 약 5만여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었다.

메이저리그로서는 움짤 저작권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는 MLB.com과 At Bat이라는 앱을 통해 직접 중계 수입을 벌어들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기 중계 영상 저작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기 장면이 움짤로 소비되면, 중계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계정 차단이후 팬들의 비난이 거셌다. 야구팬 커뮤니티 ‘바스툴 스포츠’의 팬들이 집단 행동을 시작했고 피칭닌자의 분석 영상을 즐겨보던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가세했다.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와 마커스 스트로먼 등은 ‘메이저리그가 피칭닌자의 계정을 차단한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결국 메이저리그는 계정 차단 3일만인 19일 피칭닌자 계정 복원에 합의했다. 다만, 저작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모든 움짤을 허용한 것은 아니었고, 메이저리그가 롭 프리드먼과 ‘움짤 사용 계약’을 하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했다.

재프 파산은 당시 “메이저리그가 SNS의 파급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SNS에서 소비되는 저작권 영상물에 대한 제한 규칙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라이트 수준의 긴 영상이 아니라 재미있는 장면 편집 수준이라면 허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메이저리그 역시 리그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층의 새 야구팬 유입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NBA는 경기 영상의 SNS 재활용에 대해 거의 제한이 없는 편이다. 미국 내 젊은층이 NBA에 더 열광하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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