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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金씨네살롱] 톱스타는 왜 사랑에 집착했을까

영화 ‘주디’ 한 장면, 사진제공|퍼스트런

※누적관객수 10만 아래의 ‘명작’들만 엄선합니다,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편집자주)

“사랑해요. 앞으로도 날 잊지 말아줄래요? 그러겠다고 약속해줘요.”(주디 갈란드)

전세계의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그는 사랑받는 법을 몰랐다. 건조한 얼굴로 사납게 굴었지만, 그건 ‘사랑을 달라’는 또 다른 신호였다. 돌발적인 행동도 잦았다. 그건 ‘나를 봐달라’는 신호였다. ‘오즈의 마법사’에서만 행복했던 배우 주디 갈란드의 얘기다.

영화 ‘주디’(감독 루퍼트 굴드, 2020)는 화려하지만 애처로운 그의 인생과 꼭 닮아 있다. 47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기 전 1년의 시간을 담아낸 작품으로 대중의 관심 속 늘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주디 갈란드’(르네 젤위거)의 속내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실려있다.

볼거리·들을 거리가 다채롭다. 주디 갈란드로 변신한 르네 젤위거는 기존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싹 지우고 180도 다른 얼굴로 변신한다. 깡마른 체구에 흔들리는 시선으로 담배를 연신 피워대는 그를 보노라면 피폐해진 내면에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유일한 안식처였던 자녀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릴 땐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멍이 드는 느낌이다.

백미는 마지막 장면이다. 모두에게서 버림 받은 그가 후배 가수의 도움으로 겨우 올라간 무대에서 ‘오즈의 마법사’ 명곡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부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쏟아진다.

우는 걸 들키는 게 싫다면 깜깜한 방 안에서 혼자 보길 추천한다. 신명나는 ‘불금’이지만 눈물로 정화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힐링’이다. 둘이서 본다면 서로 눈물을 닦아주며 그간 말하지 못한 말 ‘사랑해’를 나눠도 좋다. 방 안 공기가 한층 따뜻해진다.

영화는 제92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수상을 했음에도 국내 개봉 당시 코로나19 심각단계로 격상되며 빛을 발하지 못했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 9.20점, 다음 누리꾼 평점 8.1점 등 높은 평점에도 누적관객수는 9만2373명에 그치고 말았다.

‘집콕시대’지만, 여전히 듣기만 해도 설레는 그 말 ‘불금’. 로맨틱한 이 순간, 사랑을 갈구한 톱스타의 마지막 노래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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