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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통산 최다홈런 4위’ 등극 최정 “지금 통산기록 신경 쓸 상황이 아닙니다”

SK 내야수 최정이 지난 2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대 두산 경기 5회 초 2사 1,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연합뉴스

“지금 통산기록을 신경 쓸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SK와 한화의 시즌 4차전. 1회말 투 아웃 상황에서 세 번째 타자로 등장한 최정(33)의 방망이가 상대 선발 김민우의 2구에 빠르게 돌아갔다. 중견수 뒤 가장 먼 담장을 너끈히 넘어간 이 홈런은 최정의 통산 337호 홈런이었다.

2005년 데뷔 시즌 5월21일 문학 현대전에서 이보근을 상대로 친 데뷔홈런 이후 ‘소년장사’라 불리던 최정의 홈런기록은 KBO의 역사와 함께 거듭됐다. 결국 29일 홈런으로 그는 NC 이호준 코치와 동률로 KBO 리그 통산 최다홈런 공동 4위에 올랐다.

여기서 세 개만 더 치면 한화 장종훈 코치의 기록(340개)와 동률이 되고, 14개만 더치면 통산 2위인 양준혁의 기록(351개)과 동률이 된다. 홈런으로는 이승엽에 이어 KBO 통산 2위가 되는 것이다. 33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승엽의 기록 467개에는 미치기 쉽지 않겠지만 그 나름 KBO 리그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 된다.

하지만 그의 현재는 이러한 통산기록, 현역 최다홈런 등의 영광을 느낄 새가 없다. 팀이 급전직하 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주장의 중책도 맡았다. 시즌 초반이지만 10연패의 멍에를 썼던 참담함 그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동료들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가 짧다. 초반 극심한 타격침체로 제대로 언론과도 마주서지 못했던 최정은 이날 한화를 8-6으로 꺾고 올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힘들었던 심경을 말할 수 있었다.

개막후 1할대의 타율에 허덕이던 최정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잠실 시리즈부터 본격적인 타격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26일 첫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8일에는 5타수 2안타를 때렸다. 결국 이날 한화전에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정의 한 방으로 SK는 경기의 기선을 잡을 수 있었고 결국 초반 대량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최정이 처음 한 말은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였다. 그는 “개인적인 성적이 요동칠 수 있지만 또 주장이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전체의 분위기를 봐야했다. 지든 이기든 분위기는 좋았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으면 올라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저 한 명의 타자였다면 팀의 승리 그리고 자신의 기록을 향해 뛸 수 있었겠지만 최정은 SK의 간판타자이자 주장이었다. 자신이 잘 해도 팀이 침체될 경우 책임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 팀의 성적까지 좋지 않았다. 그 역시 “잘 하고 있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나까지 못하니 이중으로 스트레스가 왔다. 그래도 (김)강민이형을 비롯한 선배들이 여러모로 많이 도와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아직 자신의 올시즌 기록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 최정은 더욱 분위기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에 선발등판한 (김)태훈이가 타자들에게 ‘첫 승을 부탁한다’며 커피 60잔을 샀고, 라커룸부터 음악을 크게 틀고 조명도 화려하게 잡아 좋은 기분으로 그라운드에 올라가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 최다홈런 타자로서 통산 순위를 바꾸고 있는 기세에 대해서도 “높은 순위는 영광이지만 그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은퇴할 때까지 열심히 안 다치고 하면 기록은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6시즌 째 ‘SK맨’으로서 역사를 쓰고 있는 최정은 30일 한화의 장시환을 상대로 통산 최다홈런 단독 4위를 향한 행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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