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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히어로즈] 키움 3루 경쟁 전병우-김웅빈, 타선 화력 더하는 건강한 ‘시너지’

키움 내야수 전병우가 지난달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의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뜻하지 않은 주전경쟁, 하지만 이는 팀에 건강한 방향으로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KBO 리그 키움이 한화를 꺾으면서 6월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키움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0시즌 4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5-3 대승을 거뒀다.

5월을 5할 승률(12승 12패)로 마친 키움은 6월을 시작하며 승을 하나 더해 5할을 넘겼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이 끝나면서부터 팀의 숙제 중 하나였던 3루 자리에서 큰 희망을 본 것이 이번 경기 가장 큰 수확이었다.

지난해까지 송성문과 장영석이 돌아가며 맡던 키움의 3루는 올해 대격변을 맞았다. 지난해 타점왕 용병 샌즈를 일본 한신에 내주고 수비형 모터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마침 송성문은 입대, 장영석 역시 KIA로 이적해 모터가 캠프 때부터 3루에 안착했다.

하지만 모터는 끝없는 부진으로 결국 KBO 리그에서 10경기만 치르고 방출됐다. 결국 3루는 다시 공석이 됐고, 데뷔 4년차 야수 김웅빈과 롯데에서 이적해온 전병우 그리고 데뷔 2년차 김주형이 이 자리를 놓고 경쟁을 시작했다. 김주형과 전병우가 다투던 자리에 개막 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던 김웅빈이 뒤늦게 합류하며 3파전 양상이 됐다.

키움 내야수 김웅빈이 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 한화 이글스 경기 5회 1사후 안타로 진루후 엄지 척을 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치열한 주전경쟁은 젊은 선수들로 하여금 긴장감과 조급함을 올려 오히려 가진 기량을 깎아놓을 때도 있지만, 키움의 선수들은 이를 팀을 위한 시너지로 진화시켰다. 전병우가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를 했고, 김웅빈 역시 5타수 2안타에 쓰리런 홈런을 더한 4타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을 세웠다.

키움은 거기다 주전 4번 박병호가 1회 투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지난주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 김혜성도 4타수 3안타로 날았다.

3루를 놓고 경쟁 중이면서도 이를 팀을 위한 화력으로 승화시킨 전병우와 김웅빈은 서로를 대하는 태도도 같았다. “자신의 강점을 스스로 소개하긴 어렵다”고 손사래를 친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 때문에 더욱 분발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웅빈은 “경쟁은 항상 한다. 이겨야 할 자리이기 때문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누가 있어도 그 자리에서 잘 할 수 있다”며 자신과 경쟁자들을 모두 치켜세웠다. 전병우 역시 “(김)웅빈이와 (김)주형이가 잘 하기 때문에 경쟁에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 노력하게 된다.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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