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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조롱거리 전락한 ‘개그콘서트’, 불법 촬영 논란 남긴 채 씁쓸한 퇴장

KBS2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갖가지 불명예를 안고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KBS 제공

‘개그콘서트’가 불명예 속에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KBS2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는 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휴식기’를 공표한 ‘개그콘서트’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녹화다.

콘텐츠 부족과 저조한 시청률 등을 이유로 ‘조롱’거리로 전락한 ‘개그콘서트’는 불법 촬영 카메라 발견이라는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채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KBS 여의도 사옥 연구동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돼 파문이 일었다. 이 건물에는 KBS 언론노조 사무실과 ‘개그콘서트’ 연습실이 있다.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된 이날은 ‘개그콘서트’ 마지막 연습 날이기도 했다. 카메라를 발견한 이는 KBS 소속 PD로 알려졌다.

마지막 ‘개그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던 개그맨들 또한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그콘서트’가 또 다른 불명예를 가진 이유는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피의자가 KBS 공채 32기 개그맨이자 지난달까지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ㄱ씨이기 때문이다. ㄱ씨는 1일 새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자신이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자수했다.

‘개그콘서트’로 데뷔한 ㄱ씨는 지난달 8일 부친과 함께 출연해 애틋한 효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사이버 공간상, 채팅 비밀방에서는 연예인 동영상, 성적인 동영상이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상업적 이득을 취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기도 했다.

‘개그콘서트’는 불법 촬영 논란에도 휩싸였다. 김상민 기자

앞서 KBS는 지난달 14일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개그콘서트가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기를 갖는다”면서 방영 중단을 선언했다. ‘휴식기’라고 표현 했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이다.

한때 시청률이 30%까지 치솟으며 국민 프로그램으로 군림한 ‘개그콘서트’는 연이은 시청률의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해 5월 역사적인 1000회 방송 시청률이 8%에 그쳤다. 대대적인 개편과 방송 시간 때까지 변경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시청자의 외면을 피할 수 없었다.

매체와 개그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 속에 ‘개그콘서트’는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했고 결국 씁쓸함만을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KBS는 ‘개그콘서트’ 마지막 녹화가 진행된 이날 입장을 내고 “KBS는 연구동 건물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출연자 중 한 명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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