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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덕에 항공업계 흑자 전환?

‘코로나 19’로 인해 위기에 내 몰렸던 대형 항공사들이 ‘흑자전환’을 넘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국가가 문을 걸어 잠근 채 여행객을 받지 않으면서 여객 수요가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화물 운송비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인천국제공항이 공개한 ‘5월 국제선 화물 운송량’에 따르면 이 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 화물 운송량은 21만9772t으로 지난해 같은 달(22만8955t)과 비교해 소폭(4%)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운송량은 각각 13.5%, 4.3%씩 큰 폭으로 늘었다. 전 세계적인 화물 운송량이 줄어들었음에도 국내 양대 국적 항공사의 화물 수송량은 늘어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도쿄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특별 전세기 2대를 추가 편성했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하는 특별 전세기(아시아나)에는 약 13t의 방호복이 운반되며, 이중 약 850㎏은 여객기의 객실 내 천정 수하물칸에 실어서 운반된다. 사진은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짐을 싣는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에대해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15일 기자와 통화에서 “전체 항공 물동량의 40~50%를 차지하던 여객기를 이용한 운송이 ‘제로’에 가까워 진데다 한국의 지리적인 이점까지 더해지며 코로나 19 사태 이후 국내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화물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수 년간 항공 화물의 물동량이 줄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은 화물전용기의 수를 점차 줄여나가던 추세”였다면서 “반도체 등 항공을 이용한 화물 수출이 많은 우리 나라 두 항공사의 경우, 화물 운송이 전체 수익의 20% 가까이 차지할 만큼 화물기 운영을 높은 비중으로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경쟁 항공사들의 운항이 줄면서 국내 대형 항공사들에게 반사이익이 집중됐다는 설명. 공급의 부족은 운임의 증가로도 이어졌다.

항공화물 운임지수를 보여주는 ‘티에이시(TAC)’ 지수를 보면, 지난 1월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운임은 1㎏당 3.1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북미와 유럽 등에 퍼지면서 지난 4월 5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7.7달러까지 폭등했다. 같은 양의 화물을 싣는데 불과 몇 달 사이에 2배가 넘게 운임이 오른 것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여객기(B777-300) 좌석에 장착한 카고시트백에 항공화물을 적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카고시트백을 여객기 2대에 각각 67석에 장착했다. 대한항공 제공

코로나 19로 인해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사에 화물이 동앗줄이 돼 준 셈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항공사가 올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사상 최대 이익까지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남아도는 여객기의 기내 좌석에 항공화물을 싣기 시작했다. 기내 좌석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가방인 카고시트백을 이용해 파손에 예민하지 않은 생활용품, 신선식품 등을 싣기 시작한 것. 카고시트백은 1개당 225㎏가량의 화물을 담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여객기 객실 내 천장 수화물칸에 화물을 실은 적은 있찌만 기내 좌석 공간을 항공화물 적재에 활용한 건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기내 좌석을 활용한 항공화물 수송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은 15일 본사 로비 모습. 연합뉴스

이 같은 두 항공사의 아이러니한 성과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의 기싸움으로 미궁 속에 빠져들었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작업에도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관 개정안은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종전 8억주에서 13억주로 대폭 늘어나고, CB 발행한도 역시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이번 개정안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난 32년간 아시아나항공이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남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와 회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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