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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분석] ‘아, 너의 이름도…’ 2020 잘 나가는 야구-연예스타의 ‘동명인연’

NC의 투수 구창모(왼쪽)와 래퍼 겸 프로듀서 창모. 스포츠경향DB·앰비션뮤직

‘아, 너의 이름도….’

성명학(姓名學)을 보면, 이름도 하나의 ‘기운’이다. 사람이 태어나 좋은 기운을 받고 좋은 기운을 발산하며 평생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이 이름 안에 축약돼 있다. 그렇다보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 이름들에는 비슷한 기운들이 깃들곤 한다.

올해 KBO 리그에서 대표적으로 화제가 되는 이름은 바로 구창모다. 이 23살 NC의 젊은 에이스는 현재까지 투수관련 모두 기록의 1위를 틀어쥐고 젊은 황제로 일어섰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0.75로 1위, 탈삼진도 52개로 1위다. 다승도 벌써 5승으로 공동 2위다. 구창모라는 이름 아래 KBO의 마운드가 정리되고 있는 셈이다. 구창모는 매번 등판 때마다 ‘유성(流星)’ 같은 강력한 공을 미트에 꽂아넣고 있다.

그 ‘유성’의 비슷한 기운을 가진 이가 가요계에도 있다. 바로 래퍼이자 프로듀서 창모(CHANGMO·26)다. 본명이 ‘구창모(具昌謨)’인 창모는 NC 구창모와 한자까지 같다. 능성 구씨로 본관도 같고 항렬도 같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앨범 ‘보이후드(Boyhood)’의 타이틀곡 ‘메테오(Meteor·유성)’로 음원차트를 휘저었던 창모는 지난 3일 컴필레이션 믹스테이프(비정규앨범) ‘바이폴라(BIPOLAR)’를 내고 대중을 만나고 있다.

KIA 내야수 유민상(왼쪽)과 개그맨 유민상. 스포츠경향DB

평소 미디어를 통해 투수 구창모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던 창모는 기자에게 “덕수중 출신 NC 좌완 구창모님, 저는 덕소중 출신 래퍼 구창모입니다”라고 인사를 전하며 “‘구창모’라는 이름으로 더욱 저희가 연결돼 각자의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아닌가 싶다.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부상 조심하시고 언젠가 한 번 뵙는 그날까지…갱”이라며 특유의 의성어로 인사를 맺었다.

KIA 내야수 유민상(31)은 최근 별명이 ‘이십끼형’으로 바뀌었다. 바로 개그맨 유민상(41) 때문이다. 두 사람은 187㎝에 가까운 비슷한 키와 큰 덩치로 비슷한 이미지를 내고 있다.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유민상은 올시즌 초 부상으로 빠진 김주찬을 대신해 KIA의 1루를 메우고 있다. 29경기 타율 0.325로 팀의 주축으로 부상 중이다.

이런 KIA 유민상을 개그맨 유민상이 모를 리 없다. 그는 동생 유민상이 코로나19로 무관중에서 경기하는 일이 적적하지나 않을 지 걱정하고 있었다. 개그맨 유민상은 “유민상 선수도 별명이 ‘이십끼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부상 없이 더욱 승승장구 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두산의 외야수 김재환(왼쪽)과 가수 김재환. 스포츠경향DB

두산의 좌타자 김재환(32)과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김재환(24)의 인연은 더욱 각별하다. 연예계와 프로야구를 잇는 동명이인의 인연 중 직접 만난 경험이 있는 소수의 인연이기 때문이다. 워너원의 메인보컬 활동을 마치고 지난해 5월 솔로 데뷔앨범 ‘어나더(Another)’를 냈던 가수 김재환은 이에 앞선 4월27일 두산과 롯데의 잠실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지난 2월 싱글 ‘안녕’을 낸 가수 김재환은 지난 6일 SBS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OST에도 참여하며 활동 중이다. 두산 김재환 역시 팀의 주축타자로 활약하며 시즌 타율 0.232를 기록 중이다. 가수 김재환은 “지난해 뵀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항상 그렇듯 멋진 경기 해주시길 믿는다”고 응원을 전해왔다.

이밖에도 연예계와 프로야구는 많은 ‘동명이인’들로 묶여있다. 구창모라는 이름은 올드팬들에게는 그룹 ‘송골매’의 리드보컬 구창모(66)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군복무를 하며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투수 심창민(27)은 얼마 전 결혼을 발표한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최강창민(32)과 이름이 같다. 두산 내야수 박지훈(20)과 역시 워너원 출신 박지훈(21), KIA 투수 박정수(24)와 투수 이민우(27) 각각 슈퍼주니어 이특, 신화 민우와 동명이다.

한화 투수 김범수(왼쪽)와 가수 김범수. 연합뉴스·스포츠경향DB

이중에는 비슷한 이름이 서로 인연을 맺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가수 김범수(41)가 그렇다. ‘보고싶다’ ‘끝사랑’ 등의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는 김범수는 최근 한화의 연패 소식을 듣다가 자신과 동명이인의 투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화 좌완 김범수(25)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좌완’인 것도 닮았다.

가수 김범수는 “항상 아나운서 김범수 형님 등과 함께 검색돼 친근했는데 소식을 듣게 돼 반가웠다”면서 “언젠가 범수클럽(?)을 만들어서 모두 함께 만나면 좋겠다”고 반색했다.

이렇게 인기가 떠오르는 이들에게 비슷하게 얽혀드는 이름의 인연. 이름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은 무대와 그라운드에서 각각 활약 중인 스타들을 ‘화려한 조명’처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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