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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집에 못 간 현대캐피탈 다우디, 훈련으로 향수병 달랜다

현대캐피탈 다우디 오켈로(왼쪽)가 지난 1월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여자친구 산드라 란지리에게 청혼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외인 공격수 다우디 오켈로(25)가 결국 고국에 다녀오지 못한 채 다음 시즌을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3일 충북 소백산, 금수산에서 실시한 국내 전지훈련을 기점으로 2020~2021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지난 3월 V리그가 조기 종료된 뒤 국내에 발이 묶였던 다우디도 동료들과 함께 팀 훈련을 재개했다.

우간다 출신의 다우디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간다 국경이 폐쇄된 탓에 줄곧 국내에 머물렀다. 다우디는 비시즌 동안 팀 연고지인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 살면서 우간다 국경이 열릴 날만을 기다렸다.

그는 고국의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랬고, TV와 영화를 보며 지루한 시간을 견뎠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외출도 거의 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다우디가 초반에는 집에서만 지냈다. 괜히 밖에 나갔다가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막상 우간다 국경이 열렸을 때 집에 못 가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간다에서 약혼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다우디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다우디는 지난 1월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홈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여자친구 산드라 란지리에게 공개 청혼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두 사람은 당초 시즌이 끝난 후 우간다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다우디의 귀국이 불발돼 결혼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이 장기화되자 다우디도 결국 마음을 내려놓았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최근 통역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다우디가 국내에서 지낸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외인 선수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한 염려 없이 시즌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일 새 외인 노우모리 케이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로 입국하는 바람에 공항에 나갔던 직원들이 진단 검사를 받고 선수 숙소를 임시 폐쇄하는 소동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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