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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내야 강팀이다”…부상·부진·판정변수 겹친 KIA의 시즌 첫 시험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지난 7일 광주 KT전에서 4회초 선발 임기영이 받은 보크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가 올시즌 첫 시험대에 올랐다. 5강의 소용돌이에 진입한 시점에 모든 돌발변수가 겹쳤다.

KIA는 지난 7일 KT전에서 2-8로 졌다.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지고 마무리 문경찬까지 이탈한 채 시작한 경기였다.

김선빈은 지난 5일 NC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허벅지와 발목을 다쳤다. 2~3주 뒤 다시 검진을 통해 회복 시기를 봐야 하는 장기 공백을 맞았다. 김선빈은 타율 0.378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김선빈의 이탈에 중심타선 터커-최형우-나지완이 2~4번으로 이동할 정도로 타선에서 김선빈의 비중은 매우 크다. KIA 타자들은 폭발적으로 치다가도 동반 침묵하는 기복을 최근 반복하고 있다. 김선빈이 빠진 뒤 첫 경기였던 이날 KIA는 1회말 터커의 2점 홈런 이후 한 점도 보태지 못한 끝에 졌다.

마무리 문경찬도 이탈했다. 끝내기 패배를 허용한 6월23일 사직 롯데전 이후 3경기 연속 실점 하며 5일 NC전에서도 끝내기 안타를 맞은 문경찬은 결국 팔꿈치 근육통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셋업맨 전상현이 당분간 마무리를 맡기로 하면서 KIA 필승 계투조에는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박준표와 전상현이 7회와 8회를 막고 문경찬이 9회를 마무리하는 필승계투조는 KIA가 시즌 초반 기대 이상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었다. 10개 구단 최강 셋업맨인 전상현이 9회로 이동하면서 KIA의 ‘중간’에는 이제 박준표만 남았다.

강력하던 선발진도 살짝 멈춰섰다. 에이스 양현종이 최근 3경기에서 두 차례 조기강판을 당하는 등 3연패에 빠져있다. 5월21일 롯데전부터 꼬박꼬박 5이닝 이상을 던지며 3점 넘게 내준 적 없던 임기영도 7일 KT전에서는 4이닝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예상치 못하게 경기가 꼬이기도 한다. 이날 KIA는 2-1로 앞서던 4회초 1사 만루에서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내준 뒤 2사 3루에서 임기영의 보크로 결승점을 허용했다. 허리를 숙인 채 포수 사인을 본 뒤 몸을 세우는 과정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느라 어깨를 들썩인 모습을 이중동작으로 판단한 주심이 보크를 선언했다. 세트포지션에서 불필요하게 어깨를 움직였다는 판단에 보크 판정을 내린 것이다. 임기영으로서는 중요한 점수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침착하려 숨을 고르다 보크가 됐다. 투수는 물론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강력 항의할 정도로 애매한 판정에 역전 점수를 허용한 임기영은 결국 5회에 무너져 패전 투수가 됐다.

주요 선수의 부상과 부진이 겹친 가운데 경기까지 꼬이는 복합적 위기다. KIA는 7일 KT전을 내주면서 6위로 내려갔다. 4위 삼성과 1경기 차, 5위 LG와 0.5경기 차로 본격적인 5강 경쟁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KIA는 올시즌을 앞두고 상위권 전력으로 기대받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초반을 잘 달려 5강 경쟁권에 안착했고 시즌 중반으로 넘어가는 지점,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해야 할 때 첫 고비가 왔다. KT를 거치고 나면 키움, 삼성, 두산 등 상승세 혹은 상위 팀들과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잘 치르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지만, 이런 상황에 잘 대응하는 것이 강팀”이라고 말했다. KIA가 올시즌 강팀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가늠할 첫 시험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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