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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항공업계, 승객 돌려막기?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서 있는 여객기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 역시 승객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사운이 걸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사적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저비용 항공사까지 인기 노선 확보는 물론 항공권 특별 할인 판매 그리고 전용카드 출시 등, 전에 없던 서비스들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선불항공권 판매는 항공업계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정책으로, 현재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현금 확보 방식이라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일정 기간 내 정해진 횟수만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주항공 프리패스’ 판매에 나섰다. 총 4가지 패스를 각 500명씩, 2000명에게만 한정적으로 판매하는 이 이벤트는 먼저 탑승일을 기준으로 8월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요일에 관계없이 편도 10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국내선 실속 프리패스’와 금·토·일요일을 제외하고 편도 10회 이용 가능한 ‘국내선 알뜰 프리패스’로 구성된다. 국제선은 10월1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국제선 전 노선 중 왕복 2회 탑승할 수 있는 ‘국제선 올 프리패스’와 일본·중화권 노선 중 왕복 2회 탑승 가능한 ‘국제선 동북아 프리패스’가 준비됐다. 국제선 프리패스는 위탁수하물은 15㎏이 제공되고 일정변경은 1회만 가능하며 운임차액에 대한 추가 금액은 발생하지 않는다.

지난해 첫 취항에 나선 저비용항공사 플라이강원도 국내선 항공권 예약 시 구매액의 20%를 할인해 주는 선불항공권을 8월말까지 판매한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에도 국제선 선불항공권을 내놓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의 대한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대한항공 역시 지난 4월 최대 15% 운임을 할인 받을 수 있는 100만~500만원짜리 선불 항공권을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카드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계약을 체결, 국내 항공사 최초로 신용카드를 출시하며 ‘단골’잡기에 나섰다. 결제액 1000원마다 1마일리지를 기본 적립해주는 ‘대한항공카드’는 직판항공권을 비롯해 호텔, 면세점, 해외가맹점 등에서 결제하면 1000원당 2~5마일리지까지 적립률이 올라가는 등 기존의 제휴카드에 비해 적립 혜택이 상대적으로 큰 카드라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이 같은 각 항공사의 파격적 할인 이벤트는 좀처럼 할인이 적용되지 않던 김포~제주 등 인기 노선에 대해서도 대폭 적용되고 있다. 또 광주와 여수, 양양 등 비교적 수익이 크지 않아 취항을 꺼려왔던 노선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국제선 운항에도 적극적인 모습. 최근 항공사의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항공사들의 ‘현금 당기기’가 자칫 ‘돌려막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의 수익을 당겨 쓰는 것에 불과해, 결국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바닥난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정부의 기간산업기금 지원을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항공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부메랑처럼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당장의 여객 수요 확충 보다는 사업다각화 등 조금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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