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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루키 소형준 “머리 비우고, 힘을 채웠습니다”

KT 위즈 제공

소형준(19·KT)이 새롭게 출발한다. 짧은 휴식을 거친 뒤 부담 대신 힘을 채워 돌아왔다.

소형준은 지난 11일 수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2볼넷 2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다. 7-3으로 앞선 채 마운드를 넘겼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한 뒤 팀이 승리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7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6월3일 두산전 이후 5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회복했다.

보름 만의 등판이었다. 6월26일 한화전에서 2.2이닝 만에 6실점(5자책)을 하고 물러난 이후 소형준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씩씩하게 잘 던졌던 개막 첫 달에 비해 눈에 띄게 힘에 부치는 모습에 팀은 휴식을 줬다.

2주를 쉰 소형준은 “첫 주에는 운동을 안 하고 회복에만 집중했다. 왜 안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됐다. 오늘 경기에서 전보다는 괜찮게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T가 1차 지명한 고졸신인 소형준은 막내임에도 5선발 자리를 꿰차고 큰 기대 속에 개막을 맞았다. 데뷔전이었던 5월8일 두산전에서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고졸신인 역대 8번째로 데뷔전 선발승을 기록하며 잘 출발했다.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며 난타 당하는 경우가 늘었다. 결국 9번의 등판 뒤 휴식을 ‘처방’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돌아온 소형준에 대해 “쉬고 와서 힘이 붙었다”고 했다. 소형준은 이날 87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시속 147㎞를 기록했다.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순으로 비중을 두고 모든 구종을 배합했다. 투구 내용상 기록 자체에는 휴식 전과 큰 변화가 없지만 제구가 훨씬 안정됐다. 소형준은 지친 영향이 제구 난조로 드러났다고 평가받았다. 로케이션이 몰리면서 난타 당하던 소형준은 휴식을 통해 힘이 붙어 다시 안정된 투수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개막하기도 전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불리는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았을 리 없다. 데뷔전부터 전력 투구로 몰입하고 신인으로서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지킨 두 달 사이 잠시 구석으로 몰렸던 소형준은 이제 머릿속을 비우고 에너지를 충전한 채 돌아왔다.

소형준은 “(배)제성이 형에게 많이 물었다. 던질 때는 그때그때 상황만 생각해야지 다른 생각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했다”며 “자신감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던지면서 결과를 먼저 걱정하게 되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냥 그 상황에만 집중하며 던지기 위해 노련하겠다”고 말했다.

소형준이 돌아와 잘 던진 이날 KT는 개막후 처음으로 승률 5할의 문턱을 밟았다. 앞으로 선발 소형준이 책임져야 할 경기가 많다. 소형준은 “초반에는 밸런스가 훈련 때 같지 않았지만 5회부터는 내가 경기를 풀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 감을 유지해서 앞으로도 끌려다니기보다는 풀어가는 피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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