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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걸그룹 ‘니쥬’ 정체성 논란…“K팝 확장성 봐야할 때”

박진영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미니 앨범‘메이크 유 해피’를 발매한 일본인 걸그룹 니쥬. K팝인가, J팝인가. 사진 JYP

JYP가 만든 ‘니쥬’ K팝 그룹일까? J팝 그룹일까?

‘니쥬’(NiziU)는 JYP 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손잡고 기획한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9인조 걸그룹이다. 마코, 리쿠, 리마, 리오, 마야, 미이히, 마유카, 아야카, 니나 총 9명의 멤버가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됐다.

지난 30일 니쥬는 프리 데뷔곡 ‘메이크 유 해피’(Make you happy)를 발매했다. ‘메이크 유 해피’는 JYP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기획, 제작, 매니지먼트까지 한국식 K팝 시스템을 도입했다. 발랄하고 경쾌한 니쥬의 ‘줄넘기 댄스’는 일본에서 K팝 열풍을 일으킨 트와이스의 ‘TT’ 댄스가 연상된다. 뮤직비디오 역시 국내 도심에서 촬영해 더욱 K팝의 향기가 진하다.

지난 8일 오리콘 차트에 따르면 니쥬의 ‘메이크 유 해피’가 오리콘 주간 합산 앨범 랭킹 1위에 올랐다. 해당 차트는 실물 음반 및 디지털 앨범 점수를 합산해 산정하는 차트로 니쥬는 오리콘 사상 최초로 실물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6월29일부터 7월5일까지 집계한 디지털 앨범, 디지털 싱글, 스트리밍 부문 3개 주간 차트 1위도 거머쥐었다. 이는 역대 두 번째이자 여성 가수 최고 기록으로 신인 가수가 오리콘 차트 3관왕 영예를 안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걸그룹 니쥬의 첫 행보가 두각을 나타낼수록 국내에서는 두 가지 시선이 충돌한다. 니쥬가 K팝이냐, J팝이냐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다.

그룹의 총괄 프로듀서인 박진영은 “니쥬는 K팝 걸그룹”이라고 정의했지만 일각에서는 K팝 인큐베이팅 첫 사례를 ‘K팝 시스템의 기술 유출’이며 ‘일본인 전원으로 구성된 만큼 J팝이다’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날 선 시선은 현재의 첨예한 한일관계에서 더욱 불거졌다. 특히 일부 누리꾼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는 일본산 불매운동 ‘NO JAPAN’을 벌이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니쥬’의 불매운동을 주장했다. 또한 한일 갈등에서 ‘날조의 역사’가 깊은 만큼 ‘니쥬가 글로벌 성공하면 일본에서는 J팝이라고 우길 것이 뻔하다’라며 강한 반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태규는 “니쥬의 탄생은 예견된 수순”이며 “K팝의 확장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세대 K팝은 국내 멤버들로 시작했다. 2세대는 해외 멤버가 한둘 들어오면서 현지화 전략을 썼다. ‘니쥬’는 K팝 현지화의 확장된 모델로 언젠가는 나올 그룹이었다. K팝이다, J팝이다 규정하기보다는 제작자들의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포인트로 보는 것이 옳다. 일본인 멤버들로 구성된 니쥬를 통해 K팝의 위상이 또 어떤 열매를 맺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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