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듀오 긱스(Geeks) 멤버 릴보이가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릴보이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음악 좀 하게 도와주세요’란 제목으로 장문의 게시글을 올렸다.
릴보이는 “지난 2011년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라는 첫 EP를 냈다. 근데 운 좋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줬다. 우리한테는 과분한 사랑이었다”며 “그 당시 우리는 (힙합)신에서 괴짜였고 기형적인 존재들이었다. 그래도 힙합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걸 알아봐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 걱정과 달리 신에서 인정받고 있던 형, 동생들과 짧은 대화를 하면서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느꼈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며 “사건 발단은 지난 2015년이다. 다들 대충 알고 있으니 생략하겠다. 난 이때 신에 대한 환멸뿐 아니라 사람을 못 믿게 됐다. 내가 해온 모든 걸 부정하더라”고 호소했다.
릴보이가 언급한 사건은 래퍼 딥플로우가 지난 2015년 발매한 노래 ‘잘 어울려’에서 긱스의 노래가 사랑을 주제로 한 발라드랩이라고 비판한 것을 말한다. 딥플로우는 당시 매드클라운, 아웃사이더, 산이 등도 함께 비판했다.
이에 릴보이는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딥플로우는 대중매체 출연 자체를 디스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딥플로우 역시 사랑 노래를 발매했고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했다. 팬들은 딥플로우의 행보에 ‘내로남불’이라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자 딥플로우는 최근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짧은 사과문을 냈다.
딥플로우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일상과 기분을 망쳐놓는 건 좋지 않은 에너지를 준다는 걸 이제 잘 안다. 이제 그런 기운들이 너무 싫고 나로부터 그게 전달된 모두에게 미안하다”며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나도 그들에게 대놓고 디스를 당했다’는 전제를 깔아 팬들의 회의적인 반응을 거두진 못했다.
릴보이 역시 “5년이 지난 후 처음으로 보인 반응이 SNS 게시물이다. 심지어 멜론 댓글 창에 사람들이 테러하지 않았으면 나오지도 않았을 말이었다”며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그 기간 동안 작업을 잘 못했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이어 “마치 사랑 노래를 하면 안될 것 같았다. 지금 작업해놓은 노래들이 내가 들었을 때는 좋은데 이 사람들은 그냥 ‘구리다’, ‘힙합 아니다’라고 할 것 같은 피해 망상적 사고에 사로잡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고 약도 끊고 싶고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오늘 리드머에 올라온 영상을 봤는데 내가 겪은 사건들을 한국 힙합의 승리라는 한 줄로 이야기하고, 나의 행보를 ‘무슨 무슨 음악’이라는 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것에 화가 나서 그렇다”고 해당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