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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3할 육박 8번타자, 다시 공격형포수…KT 장성우 “강타선 덕분입니다”

KT 장성우가 지난 2일 잠실LG전에서 연장 10회초 결승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장성우(30·KT)는 공격형 포수로 불렸다. 포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강한 한 방을 갖고 있어 하위타선도 쉬어갈 수 없게 만드는 장점을 가졌다.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이후 2015년과 2018년에는 두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2020년, 최강으로 변모하고 있는 KT 타선과 함께 장성우도 최강의 공격형 포수로 올라서고 있다.

장성우는 지난 14일 수원 한화전에서 4-0으로 앞선 6회말 2사 2·3루 한화 선발 워윅 서폴드를 상대로 좌월 3점홈런을 터뜨렸다. KT 승리의 쐐기포가 된 이 홈런으로 올시즌 38타점째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타격 7개 부문 1위를 휩쓸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55타점)에 이어 KT 타자 중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다.

장성우는 대부분의 포수들처럼 하위타순에 자리하고 있다. 8번 타자로 출전한다. 타율은 0.298이다. 현재 KT 주전 타자 9명 중 7명이 3할을 치고 있다. 장성우는 유격수 심우준과 함께 3할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 3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KT 타선을 아래까지 꽉 채우고 있다. KT를 피해갈 곳 없는 타선으로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리그 전체 포수 가운데서도 올시즌 장성우의 빼어난 공격력은 돋보인다. 14일까지 장성우보다 타율이 높은 주전 포수는 두산 박세혁(0.299)밖에 없다. 타점도 NC 양의지(39개)에 이어 장성우가 가장 많다.

올시즌 좋은 타격 성적이 타선 전체의 시너지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장성우는 “다른 팀 선수들도 우리 타선이 좋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많이 한다. (부담 없이) 하위 타선에서 해야 하는 것을 하다보니 나도 자연스레 좋아진 것 같다. 우리 타자들을 보면 내가 8번 타순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KT는 현재 팀 타율 2위(0.298)다. 7월 들어서는 0.338로 타선 전체가 폭발하고 있다.

장성우는 “(유)한준 형이 예전에 얘기했던 ‘우산효과’인 것 같다. 형이 넥센에 있을 때 그랬었다고, 잘 치는 타자가 워낙 많다보니 서로 더 집중하면서 부담은 덜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지금 우리 팀이 그런 것 같다”며 “잘 치는 사람이 많다보니 주자가 많이 나가있을수록 더 집중력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득점권 상황이 많이 생기니 성적도 더 좋고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우의 득점권 타율은 0.340이다. 잘 치는 타자들이 앞에 줄줄이 버티고 있으니 하위타순에서는 더 부담을 덜고 승부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면서 시즌 초반 고난의 시간을 보낸 KT는 그래도 완전히 처지지 않고 고비를 넘었다. 7월 들어 완전한 상승세를 타 승률 5할을 찍고 5강 경쟁에 합류했다.

장성우도 가을야구 경험은 별로 없다. 롯데에서 백업포수로 뛰던 2012년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구경을 하지 못했다. 장성우는 “한준이 형이나 (박)경수 형 같이 좋은 고참 선배들, 좋은 감독님과 같이 꼭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선수단의 목표다. 시즌 초반에 불펜이 안 됐던 것처럼 야구가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꼭 5강에 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이 첫 가을야구 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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