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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원땅볼 vs 조삼진, 우승경쟁과 얽힌 원종현-조상우 ‘마무리 경쟁’

NC 마무리 투수 원종현(왼쪽)과 키움 마무리 투수 조상우. 연합뉴스

서로 다른 유형의 두 투수가 리그 마무리를 평정하고 있다. NC 원종현(33)과 키움 조상우(26)의 마무리 대결은 팀 성적과 더불어 올시즌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조상우는 지난 14일 NC와의 경기에서 9회 등판했다. 팀이 5-1로 앞선 상황이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선두 NC를 쫓고 있는 팀의 기운을 더욱 북돋웠다.

조상우의 활약을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던 것이 원종현이었다. 둘의 세이브 포인트는 14일까지 14세이브로 같다. 초반 다양한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등판해 자웅을 겨룬 결과 이제 반환점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마무리 경쟁은 원종현과 조상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둘은 3위 KIA 문경찬을 4세이브 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해와 2017년 각각 팀의 마무리로 부상한 원종현과 조상우는 평균 시속 140㎞ 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그에 못지않게 빠른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피치’ 스타일이다. 원종현은 올해 여기에 스플리터와 싱커를 조금씩 섞어던지고 있고, 조상우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사율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안정감있는 마무리라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올시즌 26경기에 등판한 원종현은 두 번의 블론세이브와 1패를 기록했지만 27이닝을 평균자책 3.67로 막았다. 조상우는 블론세이브 없이 1패만 기록 중이다. NC와 키움이 경기 후반에 갈수록 승리를 더욱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둘의 존재 때문이다.

하지만 세세한 스타일에서는 조금 다르다. 조상우는 구위를 앞세워 상대타자를 찍어누르는 스타일이다. 올시즌 마무리로 보직을 받은 투수 중에서는 두산 함덕주와 함께 23개의 삼진을 뺏어내 최다기록을 같고 있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도 7.67로 압도적으로 높다.

불펜요원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원종현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중시한다. 삼진은 올시즌 19개로 조상우보다는 적지만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이 1.95로 팀 내에서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조상우 기록 0.45의 네 배가 넘는다.

또한 조상우는 쓰리쿼터 스타일의 우완으로 올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14)이 좌타자 상대(0.179)보다 약간 높다. 하지만 언더핸드에 가까운 원종현은 오히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78)이 우타자(0.175)보다 훨씬 높다. 상대가 좌타 대타작전으로 원종현을 공략하는 근거가 된다.

이렇게 다른 스타일로 타자들을 공략 중인 둘의 마무리 경쟁은 결국 팀의 성적과도 연관돼 있다. 올시즌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NC는 그만큼 이기는 상황이 많아 원종현이 26경기에 출전했다. 그만큼 세이브 포인트를 딸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20경기 출전에도 14세이브를 올린 조상우는 현재 NC에 5경기 뒤진 2위인 팀 성적이 더욱 좋아질 경우 그만큼 등판기회를 자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둘의 경쟁은 단순히 하나의 타이틀 경쟁이라기보다는 팀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둘의 투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이 더욱 반짝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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