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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출연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별세에 영화계와 팬들 애도 이어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멜라니역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워너브라더스 픽처스 제공.

할리우드 대표적인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요 배역 중 마지막 생존 배우자이자 극중 ‘멜라니’ 역으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받은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26일(현지시간) 104세를 일기로 프랑스 파리의 자택에서 별세하자 영화계와 팬들이 SNS에 잇달아 추모글을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 배역을 맡았던 배우 재러드 레토는 여러개의 트윗을 고인의 사진과 함께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레토는 “올리비아는 내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고 나는 파리에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회고했다.

레토는 드 하빌랜드가 1940년대 워너브라더스와 싸워 배우의 권리를 쟁취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드 하빌랜드는 1943년 워너 브라더스가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자신을 계속 묶어두려 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워너 브라더스는 드 하빌랜드가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며 회사가 제안한 영화 출연을 거부하고 25주간 활동을 중단한 것을 들어 25주만큼 계약이 연장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어떤 제작사도 배우의 동의 없이 계약을 연장할 수 없다며 드 하빌랜드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드 하빌랜드의 법’으로 불린다.

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1963년 모습. AP연합.

레토는 “나는 그녀의 용감함에 감사했고 그녀의 선택이 나와 내 형제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어떻게 우리에게 창작의 자유를 위해 싸울 기회를 줬는지 그녀와 공유했다. 그녀는 일류였다”고 말했다.

밴드 ‘서티 세컨즈 투 마스’의 리더이기도 한 레토는 레코드사와의 계약 분쟁 당시 하빌랜드 법이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고인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배우 베티 데이비스는 생전 회고록에서 “할리우드 배우들은 올리비아에게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페인 앤 글로리’ ‘마스크 오브 조로’의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소셜미디어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고인의 사진 2장을 올리며 “올리비아드하빌랜드, 영화의 위대한 아이콘이 별세했다. RIP(평화롭게 잠들길)”라고 추모했다.

미국 아카데미영화상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스카를 두 차례 석권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는 할리우드 황금 시대의 대들보였으며,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여기 우리 산업의 진정한 전설이 있다”며 고인의 젊은 시절과 최근 사진을 각각 한장씩 올렸다.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드 하빌랜드는 당시 보기 드물게 당찬 여배우였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모두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 역에 도전했을 때도 드 하빌랜드는 멜라니 역에 눈을 돌렸다.

그녀는 2004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스칼렛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며 “멜라니한테는 뭔가 다른 게 있었다. 그녀는 행복한 여성이고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그러나 스칼렛을 사랑스럽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100세를 넘긴 2017년에 또 한번 소송을 제기했다. 배우 조앤 크로포드와 베티 데이비스 실제 불화를 기반으로 한 FX네트워크 미니시리즈 드라마 ‘퓨드: 베티 앤 조앤’에서 자신이 잘못 묘사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소송에서는 패했다. 당시 대법원은 드라마 제작사가 극중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라는 인물을 그리려면 자신의 허락을 구해야한다는 고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고인은 영화 제작자 하워드 휴스, 배우 제임스 스튜어트와 존 휴스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염문을 뿌렸다. 작가 마커스 굿리치, 파리마치 편집장 피에르 갈렌테와 각각 결혼해 모두 이혼했다.

고인의 아들은 1991년 호지킨림프종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딸 지젤 갈란테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04세로 영면한 드 하빌랜드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병약한 멜라니가 막판에 숨을 거두지만 현실에서는 드 하빌랜드가 클라크 게이블, 비비언 리, 레슬리 하워드 등 동료 배우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오래 살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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