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롯데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 육성 프로젝트…천천히, 중간계투 먼저

롯데 윤성빈.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 입단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롯데 윤성빈(21)은 왜 아직도 1군에서 볼 수 없는 것일까.

허문회 롯데 감독은 최근 윤성빈의 근황에 대해 전하면서 “현 시점에서 불펜으로 뛰고 있다. 기록은 보고 있다”고 했다.

윤성빈은 롯데에서 공을 많이 들였던 선수다.

부산고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키웠던 윤성빈은 미국 진출과 KBO리그 지명을 놓고 고민을 하다 롯데행을 택했다. 롯데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윤성빈을 택했고 그에게 계약금 4억5000만원을 안기며 기대감을 표했다.

입단 첫 해인 2017년에는 어깨 재활에 시간을 쏟았고 2018년이 되어서야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개막 후 두 달 동안은 선발진에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가 시즌 중반부터는 구원계투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 해 18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 6.39를 기록했다.

다음해에도 윤성빈은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마운드에 오른건 단 한 경기였다. 2019년 3월28일 삼성전에서 0.1이닝 동안 3볼넷 3실점하며 부진했고 이후에는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롯데는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9시즌 중에는 윤성빈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연수를 보냈다. 시즌 후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드라이브 라인 캠프로 보냈고 호주에서 열린 1군 캠프로 부르기도 했다. 캠프에서 윤성빈은 불펜 피칭에서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면서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윤성빈은 1군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초반 “2군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그의 근황을 전했다. 그리고 윤성빈은 퓨처스리그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3일 현재 22경기에서 1승2패4홀드 평균자책 4.43을 기록 중이다.

허 감독은 “2군 선수들 중에서도 추천을 받고 있다. 잘 한다고 했을 때 올릴 것”이라고 했다.

허 감독은 신인 최준용의 예를 들었다. 2020년 신인인 최준용은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2.40을 기록 한 뒤 지난 7월11일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1군에서 4경기 5이닝 2실점 평균자책 3.60을 기록 중이다.

허 감독은 “최준용이 1군으로 올라왔을 때 중간 투수로 1이닝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1군으로 오면 공을 던지게 하고 테스트를 한다. 그러다가 괜찮으면 위기 상황에도 투입한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성빈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허 감독은 20대 투수에게 단계별로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려고 하고 있다. 허 감독은 “성빈이도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차근차근 하게 하려고 있다. 천천히 이겨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2군에서 4할 친다고 해서 1군에서 4할 못 치지 않나. 어떻게 기용하느냐에 따라 그 선수의 판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