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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잇단 감독선임 헛발질…이천수 “지친다, 꼭두각시”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 프로축구연맹

한 번의 잘못은 실수라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K리그의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가 공백으로 남아있는 사령탑 선임과 관련해 잇따른 헛발질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2부리그 강등 위기를 벗어날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에서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명예 감독 복귀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더니 이번에는 이임생 전 수원 감독 영입 실패 과정에서 촌극을 빚었다.

인천 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일 “차기 사령탑으로 유력했던 이 감독과의 협상이 불발됐다”면서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으나 세부 조건에서 이견이 있어 최종 결렬된 것”이라고 밝혔다. 당일 오전까지 “이사회 통과만 남았고, 늦어도 내일(6일) 오전 중으로는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인천의 이 감독 영입 불발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양 측 모두 이견을 보였던 세부 조건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다만 인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협상의 순서가 잘못된 것에서 원인을 찾는다. 보통 감독을 선발할 때는 실무진이 복수의 후보군을 추린 뒤 최종 후보를 선택해 협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독 선임 최종 결정 단계인 이사회가 먼저 열린 뒤 해당 후보와의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이 감독 협상 과정이 언론에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 SNS 캡처

인천의 내부 문제는 실무진의 반응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이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친다 꼭두각시”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축구계에선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가 원하는 지도자와 이 실장이 추천한 지도자, 그리고 구단주인 인천시가 우선시한 인물이 모두 달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인천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제 진짜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다. K리그 규정에 따라 P급 라이선스가 없는 임중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기간은 60일. 인천은 최소한 이달이 끝나기 전까지는 강등 위기를 잠재울 소방수를 찾아야 한다. 14경기를 치른 6일 현재 인천의 성적표는 5무9패로 꼴찌. 바로 윗 순위인 FC서울과의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졌다. 올해 상주 상무와 K리그1 최하위만 강등되는 현실 속에 인천이 생존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매년 아슬아슬하게 1부리그에 남으면서 ‘생존왕’이라고 불렸던 인천의 최대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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