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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해명 대신 변명…‘권민아 절규’를 외면한 FNC

FNC 제공

그룹 AOA의 데뷔 8주년에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발표한 입장문은 핵심 키워드를 빗겨간 변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앞서 권민아는 지난 7월 연습생 시절부터 AOA 활동 기간까지 총 11년간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AOA를 탈퇴하게 된 배경의 글을 남겼다. 이후 권민아의 절박한 폭로는 계속됐지만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FNC는 이날 “당사의 입장 표명이 늦어지게 된 점 사과드린다”며 “권민아의 건강 회복을 바라며 깊은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문을 뒤늦게 내놨다.

FNC는 “그간 멤버들간의 관계를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점 또한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멤버들 또한 비난과 오해를 받는 것들에 하루하루 답답함을 안고 지내왔다. 쏟아지는 말들에 조목조목 해명과 반박, 시시비비를 공개적으로 가리는 것은 되려 자극적인 이슈만을 양산할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AOA 멤버 개개인이 글을 올리겠다는 것 조차 만류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도 권민아 양이 당사의 관계자들에게 신지민 양의 향후 활동 여부를 물어왔다”면서도 “답하지 않았던 것도 신지민 양 본인이 연예 활동에 뜻이 없으며 일반인으로 살아가겠다는 뜻을 당사와 얘기한 상황이라 또 한 번 불필요한 언급이 되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스포츠경향DB

FNC는 입장문 내내 변명하기 바빴다. 권민아의 다양한 폭로에 대해 ‘할 말은 많았지만 나빠진 여론 탓에 잠잠해지길 기다렸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된 지민에 대해서도 본인의 뜻을 존중했다며 권민아의 요청을 ‘불필요한 언급’으로 판단해버리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권민아는 지난 8일 “난 억울하게 안 갈래. 신지민, 한성호, 김설현, 잘 살아라”라며 극단적 선택을 재차 시도했지만 FNC의 입장문에서 수장인 한성호 대표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시잖나. 정산도 제대로 안 해주셨다’는 권민아의 주장과 관련해 ‘업계 표준을 철저히 지켰으며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짧은 코멘트를 남겼을 뿐이다.

FNC는 지난 7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OA 멤버 설현의 ‘태국 담배 루머’가 퍼지자 곧바로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는 지난 6일 권민아 이슈 관련 공식 입장을 꾸준히 요구하는 여론에도 “입장 정리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던 모습과 확연히 다른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

FNC 홈페이지 제공

9일은 AOA가 지난 2012년 데뷔 무대를 가진 날이다. 이날은 팬클럽인 ‘엘비스’를 포함해 많은 대중에게 축하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현재 AOA의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FNC 홈페이지 내 AOA 스케줄 속 선명히 박혀있는 ‘8주년’이란 단어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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