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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학폭 몰랐다는 NC, 사상 초유 지명철회 ‘백기’

김유성. NC 다이노스 제공

1차 지명 선수의 학교 폭력 이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프로야구 NC가 지명 철회로 백기를 들었다.

NC는 27일 “김유성 선수의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NC는 “해당 선수는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피해 입은 학생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여기에 “구단은 1차 지명 과정에서 해당 선수의 사건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구단은 앞으로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표했다.

NC는 지난 24일 김해고 출신의 우완 투수 김유성을 지명했다. 그러나 지명 선수가 공식 발표되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학교 폭력 문제가 드러났다. 구단 측은 진상 조사에 나섰고 김유성이 김해 내동중학교 3학년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김유성은 2017년 7월7일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고 다음해 1월 23일에는 창원지방법원에서 화해권고 결정이 있었다. 화해가 성립되지 않아 같은해 2월12일 창원지방법원에서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NC가 김유성의 폭행 이력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전면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유성은 NC가 모처럼 지명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낸 신인이었다. 김유성은 지난 6월 막을 내린 황금사자기에서 3경기에 나와 14.1이닝 동안 삼진 21개를 잡아내며 평균자책 1.29로 우수투수상을 받으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학교 폭행 이력이 알려지자 여론의 역풍은 거셌다. 결국 NC는 김유성을 그대로 안고 가는 대신 1차 지명을 철회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명 철회는 지명 결과가 발표된 후 30일 이내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선수의 행실 문제로 구단이 1차 지명 선수를 포기한 건 리그 역사상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구단 관계자는 “지명 후 구단이 대응할 때 피해자가 진정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해서 당시에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런 와중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게 구단에게 최우선일지 고민을 했고 이렇게 결정하는게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에는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투수 안우진이 학교 폭력에 연루돼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안우진에게 3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키움은 안우진과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인 6억원에 계약한 뒤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안우진은 징계를 받고 나서도 ‘학교 폭력’에 대한 꼬리표가 따라 붙고 있다.

NC는 이번 지명을 철회하면서 1차 지명의 기회를 날리게 됐다. NC는 “선수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확인 못한 구단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김유성 역시 앞길이 불투명해졌다. 우선 프로 무대를 밟기 어려워졌다. 아직 1차 지명을 하지 않은 롯데, 한화 등이 있지만 김유성을 지명할 수 없다. 야구 규약 114조에 따르면 ‘구단이 어떤 사유로든 계약교섭권을 포기하거나 상실하여 다해 신인선수가 다시 지명절차를 거치는 경우 어느 구단도 당해 신인 선수를 1차지명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김유성은 9월 열리는 2차 신인 지명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폭력 전과가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부담을 짊어지고 지명할 수 있는 팀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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