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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저평가 받는 시대…그 속에서 이뤄낸 박해민의 7년 연속 20도루

삼성 박해민. 연합뉴스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로는 도루가 있다. 누상에 나간 선수가 베이스를 빠르게 훔치면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 상대와 고도의 심리전도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에서 ‘뛰는 야구’가 줄어들면서 도루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5~2016년까지만 해도 도루 1위가 60개, 52개 등 50개를 넘겼으나 2017년부터 40개로 급감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30개 언저리에서 도루 1위가 결정됐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이 늘면서 굳이 도루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도루를 하면 선수의 부상 확률이 높아진다. 144경기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도루는 가급적 필요한 상황에만 하려고 한다.

올 시즌에도 도루 레이스는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19일 현재 도루 1위는 23개를 기록한 서건창(키움)이다. 이어 KT 심우준(22개), 키움 김혜성(21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해민(삼성)이 지난 19일 대구 키움전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박해민은 5회말 1사 후 타석에 나서 키움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후속타자 김상수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구자욱 타석에서 도루에 성공했다. 올 시즌 20번째 도루였다. 이로써 박해민은 KBO리그 역대 7번째로 7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다.

최다 연속 시즌 20도루 기록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 연속 달성한 LG 정근우가 가지고 있다. 이어 김주찬이 9년 연속(2004년~2014년, 2005~2006년 군 복무로 제외)으로 이 기록을 달성했고 전준호(1992~1999년)·정수근(1995~2002년)·이종욱(2006~2013년) 등 3명이 8년 연속 20도루를 올렸다. 박해민은 김재박(1983~1989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해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대도’다. 2015년 60도루, 2016년 52도루, 2017년 40도루, 2018년 36도루로 이 부문 1위를 거머쥐었다.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선수는 박해민을 포함해 역대 3명밖에 없다. 정수근(1998~2001년), 이대형(2007~2010년)에 이어 박해민이 계보를 이었다.

그는 도루에 대한 애정이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도루왕에 대한 시상식을 하지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아쉬움이 든다”며 “4년 연속 시상식을 갔는데 홈런왕, 타점왕에 비해 도루왕은 큰 관심을 못 받는다. 도루의 가치를 KBO리그에서 인정을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박해민은 올 시즌에도 달렸다. 80% 언저리에 맴돌았던 성공률은 올해 69%까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박해민은 많은 시도를 한다. 심우준(32차례), 서건창(31차례)에 이어 29차례로, 가장 많이 도루를 시도하는 선수 중 하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박해민이 타격 지표 외에도 팀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을 잘 안다. 도루도 그 중 하나다. 도루가 외면 받는 시대 속에서 박해민은 묵묵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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