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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달라진 신인 선택…5강 보이는 올해 넘어 내년 승부도 준비한다

연합뉴스

막내 구단 KT는 더 이상 먼 미래를 위한 수집을 하지 않는다. 5강 경쟁력을 확인하자 이제 바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 21일 열린 2021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0명 중 4명을 대졸 선수로 택했다. 전체 100명 중 대졸 선수 20명이 지명된 가운데 KT는 가장 많은 4명을 뽑았다. 1라운드 권동진(원광대), 2라운드 한차현(성균관대), 8라운드 김건형(미국 보이시주립대), 9라운드 정주원(영남대)으로 상위 2명을 대졸로 선택했다.

강백호나 소형준처럼 특출난 경우를 제외하면 고졸보다는 대졸 선수들이 보통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KT가 ‘대졸 내야수’를 1라운드에 뽑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창단 이후 4년간 특별지명권에 상위 라운드 지명권도 가졌던 KT는 주로 젊은 투수들을 수집하는 데 주력해왔다. 2차 1번으로 이대은을 택했던 2019 드래프트에서는 상위 4명을 전부 투수로 뽑았다. 포수 강현우를 1라운드 지명한 지난해부터 상위 5명 중 3명을 내야수로 선택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KT는 올해는 10개 구단 중 5순위 지명권을 갖고서도 대졸 내야수 권동진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KT는 현재 강백호, 박경수, 심우준, 황재균으로 내야 주전을 꾸리고 있다. 그나마 강백호가 외야에서 1루로 옮겨 내야가 젊어졌다. 외야와 달리 내야 백업층은 두텁지 못해 현재 KT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2루수 박경수 이후와 유격수 심우준의 군 입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KT가 대졸 내야수를 1순위로 뽑은 이유다.

이강철 KT 감독은 권동진에 대해 “발이 빠르고 수비가 상당히 안정적이다”고 평가했다. 내년에 바로 1군 주전을 받칠 백업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선택이다.

외야수가 비교적 넉넉한 KT는 해외파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대졸 외야수 김건형을 8라운드에 선택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직접 영상을 봤다. 발이 빠르고 타격은 상당히 좋다”고 설명했다. KT 구단은 ‘마인드가 좋다’고 덧붙이며 더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숭용 단장을 비롯한 스카우트팀은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내내 참가 선수들의 자세를 주의깊게 지켜봤다. 김건형의 침착하면서도 밝고 진지한 모습에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 KT 구단 관계자는 “기본기도 좋지만 정말 야구를 즐겁게, 하고 싶어서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분위기가 우리 선수단에도 전파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이 갔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야구가 잘 되기 시작해 경쟁권으로 진입하는 KT 젊은 선수단에 향후 미칠 영향도 고려한 선택이다.

KT 구단은 “3라운드까지는 내년에 바로 기용될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어디끼지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년에는 정말 성과를 내야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끈 이후 KT는 마운드가 매우 탄탄해졌다. 내년에는 고영표와 심재민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그동안 수집해온 투수들이 여물기 시작해 이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이강철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인 ‘3년차’에 기대를 걸었던 KT는 2년간 FA 한 명 영입하지 않고도 생각보다 일찍 사령탑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제 내년에는 더욱 강팀으로 자리잡아보겠다는 의지를 신인 지명 방침의 변화부터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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